뉴질랜드에서 다섯 살배기 쌍둥이 형제가 하루 차이로 모두 왼손 엄지손가락에 골절상을 입는 흔치 않은 사고를 당했다.

쌍둥이인 줄 모르고 치료를 했던 병원 의사는 똑같은 일이 반복되자 누구보다 어리둥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와이카토 타임스에 따르면 와이카토 지역에 사는 쌍둥이 트래비스와 앵거스 러틀랜드 형제는 지난달 28일과 29일 차례로 왼손 엄지손가락 뼈가 부러지는 골절상을 입었다.

먼저 손가락을 다친 트래비스는 말 운반용 트레일러 문을 닫다가 사고를 당했다.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이튿날 오전 병원을 찾아가자 의사는 뼈가 부러졌다고 했다.

바로 그날 오후 앵거스는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는 사고로 트래비스와 똑같이 왼손 엄지손가락을 다쳐 같은 의사를 찾아갔다.

쌍둥이 형제의 엄마인 카일리는 앵거스가 다치자 설마 했는데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의사는 처음에는 같은 아이를 두 번 치료하는 것으로 생각한 것 같았다.

그가 '조금 전에 내가 본 아이인데….'라며 어리둥절해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내가 얼른 쌍둥이 형제라고 설명해주었다.

그런데도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카일리는 전혀 놀라지 않는다고 했다.

이란성 쌍둥이이지만 서로 떨어질 줄 모르고 늘 붙어 다니기 때문이다.

그는 "누가 하나 다치면 다른 애도 어느 정도는 그걸 똑같이 느낀다.

앵거스가 다친 건 어쩌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둘의 사이가 너무 좋아 그렇지 않았다면 오히려 혼자 남겨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가 얼마나 좋은지 형제는 각자 자기 방이 있는데도 한 방에서 생활한다.

심지어 서로 다퉜을 때도 한 방을 고수한다.

초등학교 1학년짜리 개구쟁이인 이들은 앞으로 한 달 이상 석고붕대를 한 채 생활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서로 장난을 치며 잘 지내고 있다고 카일리는 덧붙였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