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소송 제기 예정…좌파 노동자당, '반 테메르' 전선 강화할 듯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탄핵 추진 세력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위헌소송을 제기하는 등 끝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호세프 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상원 전체회의 최종표결에서 탄핵안이 통과되고 나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탄핵은 의회 쿠데타"라면서 미셰우 테메르 정부에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말했다.

호세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에게 이겼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착각"이라면서 "쿠데타 정부는 지칠 줄 모르는 강한 야당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역사는 끝나지 않았으며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해 정권을 되찾기 위한 행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호세프 전 대통령 측은 상원의 탄핵안 가결에 반발하면서 대법원에 위헌소송을 제기할 뜻도 밝혔다.

호세프의 변호인인 주제 에두아르두 카르도주 전 법무장관은 상원의 탄핵안 가결에 대비해 위헌소송을 준비해 왔다.

브라질에서는 과거에도 탄핵당한 대통령이 위헌소송을 통해 뒤늦게 명예를 회복한 사례가 있다.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현 상원의원)은 경제정책 실패와 부패 스캔들로 여론이 악화하면서 탄핵 압박을 받자 1992년 말 사임했다.

그러나 수년이 지나 대법원은 그에 대한 탄핵 사유에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좌파 노동자당(PT)은 테메르 정부에 맞서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당은 9월 2일 전국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지도부 개편을 포함해 정국 대처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호세프 탄핵으로 1980년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노동자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대표로 추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좌파의 아이콘' 룰라를 내세워 2018년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노동자당 내에서 최대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새로운 브라질 건설(CNB)'은 룰라 전 대통령에게 당 대표를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브라질 상원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1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호세프는 곧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을 떠날 예정이며, 2018년 말까지 남은 임기는 이날 대통령에 취임한 테메르가 채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