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브라질을 이끌어온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다. 탄핵심판을 주관한 히카르두 레반도브스키 대법원장은 31일(현지시간) “전체 상원의원(81명)의 3분의 2 이상인 61명이 탄핵에 찬성했다”며 호세프 대통령의 실각을 공표했다. 지난 4월17일 브라질 하원이 탄핵을 결정해 직무가 정지된 지 137일 만이다.

상원은 호세프 대통령이 2014년 재선 유세 과정에서 재정적자를 감추기 위해 비인가 대출을 받아 정부 회계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표결에 앞서 “(탄핵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쫓아내는 쿠데타적 시도”라고 주장했으나 상원은 개의치 않고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중도우파 성향의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다음 대통령 선거(2018년 말)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다.

호세프 대통령은 ‘역전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불가리아 이민자 후손으로 군사독재 정권 시절(1964~1985) 반정부 게릴라로 활동하다 3년간 투옥생활을 하기도 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계기로 정계에 입문해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표면적인 탄핵 이유는 국책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아 나라 경제에 ‘분식회계’를 했다는 것이다. 결정적 화근은 따로 있다. 경제 위기다. 자원 부국 브라질은 유가가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면서 경기침체를 겪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