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 양당 주자 높은 비호감에 제3당 정당 후보 선전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의 3분의 1가량이 민주와 공화 양당의 후보 대신 제3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미 ABC뉴스가 여론조사기관 SSRS와 함께 한 온라인 조사에서 응답자의 35%는 제3당 대선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

제3 후보에게 투표하는 게 양당 후보 가운데 자신이 더 싫어하는 주자의 당선에 기여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걱정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9%였다.

게리 존슨(자유당)과 질 스타인(녹색당) 등 제3 후보에 더해 대선후보는 아니지만 경선에 참여했던 버니 샌더스(민주당·버몬트)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공화당·텍사스) 상원의원을 찍겠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이번 조사는 18세 이상 네티즌 231명을 상대로 18∼19일 이뤄졌으며 오차 범위는 ±8.1%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의 조사에서도 주요 정당 후보들에 대한 반감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0%은 공화당의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에게 절대로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의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절대로 뽑지 않겠다는 비율은 45%로 나타났다.

자유당의 존슨과 녹색당의 스타인에게 표를 주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비율은 각각 32%, 23%로 집계됐다.

민주당의 클린턴과 공화당 트럼프의 지지자들 가운데에도 28%가 자유당의 존슨을 찍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답했다.

클린턴 지지자 가운데 4분의 1가량은 녹색당의 스타인에게 투표할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스타인을 선택할 수 있다는 트럼프 지지자는 14%로 나타났다.

올해 대선은 과거에 비해 여론조사에서 제3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클린턴과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다는 점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모닝컨설트의 다른 조사에서 존슨과 스타인은 각각 8%와 4%의 지지율을 얻었다.

4자 대결에서 클린턴은 39%의 지지율로 트럼프(36%)를 3%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양자 대결에선 클린턴(44%)과 트럼프(38%)의 지지율 차이는 6%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2번에 걸친 모닝컨설트의 조사는 2천1명을 상대로 지난 16∼17일, 18∼20일 이뤄졌다.

4년 전 대선과는 달리 올해 여론조사에서 존슨과 스타인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게 나오면서 두 후보가 대선을 흔들 변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존슨은 자수성가한 사업가 출신으로 1995년 공화당 소속 뉴멕시코 주지사에 당선됐다.

그는 뉴멕시코 주지사를 지내면서 750여 건에 달하는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비토(Veto·거부권) 주지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대권 재수생'인 존슨은 2012년 대선에서도 자유당 후보로 나서 전국적으로 127만5천804표(득표율 0.99%)를 얻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민주당)과 밋 롬니(공화당)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득표율이었다.

녹색당의 스타인은 내과의사 출신으로 매사추세츠주 의원을 지냈다.

스타인은 2011년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를 주도하면서 여성 운동가로서 주목받기도 했다.

그 역시 2012년에 이어 연속으로 대권에 도전한다.

4년 전 선거에선 0.36%의 지지를 얻었다.

한편 최근 수십 년간의 미국 대선에서 가장 많은 표를 가져간 제3 후보는 1992년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스 패로로, 1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