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을 노린 중국 투자자들이 경제 성장세가 호조를 보이는 인도의 정보기술(IT)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벤처캐피털 분석업체인 벤처인텔리전스를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벤처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알리바바와 텅쉰(騰迅·텐센트) 등 중국 기업이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11억 달러(약 1조2천30억 원)에 달했다.

양국 간에 국경 분쟁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인도에 대한 중국 측의 투자가 수년간 정체됐던 점을 고려할 때 11억 달러는 놀랄 수준의 금액이라고 SCMP는 전했다.

실제 2000년부터 2015년 9월까지 중국에서 인도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12억 달러로, 인도 전체 FDI의 0.47%인 불과했다.

신문은 인도 스타트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 붐은 작년 1월 중국 힐하우스 캐피털이 인도 자동차 검색 사이트 '카데코'(Cardekho)에 5천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촉발됐다고 보도했다.

이후 알리바바가 금융 자회사와 함께 인도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페이티엠'(PayTM)에 5억 달러 이상을, 그리고 알리바바와 대만 폭스콘 등이 작년 8월 인도 전자상거래업체 '스냅딜닷컴'(Snapdeal.com)에 5억 달러를 투자했다.

인도 인터넷·모바일 협회(IAMAI)와 인도 내 중국 기업 '오니언팬스'(Onionfans)가 최근 주최한 투자자와 스타트업 간 만남 행사에 중국 투자사 9곳이 인도 스타트업 125곳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10개 스타트업이 최종 투자 후보로 선정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기업은 인도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현재 10억 달러 이상 가치가 있는 중국 IT기업과 경쟁할 잠재력 있는 인도 기업을 발굴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벤처캐피털 업체인 인캐피털의 에릭 슈 선임 매니저는 "인도의 인터넷 분야가 중국에 이어 차기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인도가 서방 세계에 더 잘 연계돼 있고 국민이 영어에 능통하기 때문에 더 큰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슈 매니저는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7.4%가량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성장 둔화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에게 중국 시장과 매우 비슷한 인도 인터넷 시장이 가장 유망한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