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이어 공직사회 부패와의 전쟁도 예고…"말보다 2배로 가혹할 것"

마약과의 '유혈 전쟁'을 벌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에 대해 10배로 잔인하게 보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6일 필리핀통신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궁에서 열린 신임 관료 취임 선서식에서 "필리핀이 테러로 파괴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IS는 정치적 이념도, 개념도 없다"며 "자신들과의 성관계를 거부하는 여성을 불태우고 전 세계 앞에서 사람을 참수하는 등 야만적"이라고 비난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IS가 내년 1월 필리핀에서 열리는 제65회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를 공격하라고 선동한 이후 나왔다.

최근 IS는 텔레그램 메신저 앱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필리핀의 IS 지지자들에게 이 대회의 테러를 주문하며 자살폭탄 조끼 조립법과 폭발물 제조법이 담긴 49쪽 분량의 영문 설명서를 제시했다.

에드가드 아레발로 필리핀군 대변인은 "이 영상의 진위와 출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IS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남부지역에서는 IS 추종단체인 이슬람 무장조직 아부사야프가 외국인 납치와 살해를 일삼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군에 아부사야프를 토벌하고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서 IS 극단주의 이념을 전파하는 것으로 알려진 외국인들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소탕에 이어 조만간 공직사회 부패 척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깨끗한 정부가 돼야 한다는 내 호소를 귀담아듣지 않는 관료들이 있다"며 부패 의혹이 있는 공무원, 판사, 경찰관, 정치인의 명단을 공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그는 불법 마약 매매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공직자와 정치인 160여 명의 명단을 지난 7일 공개하며 소속 부처·기관의 조사와 처벌을 받도록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부패 공직자에게 말보다 2배로 가혹하게 대할 것"이라며 정부 조직의 군살 빼기 등 행정 간소화와 효율화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