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부 정치지도자도 잇달아 연행…'군부 자작극' 등 음모론 고개

4명이 숨지고 외국인 관광객 등 수십명이 다친 태국 연쇄 폭발과 관련, 태국 경찰이 배후를 특정하고 일부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야판 핑무앙 태국 경찰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행위는 한 개인의 지시에 따라 여러 지역에서 집단적으로 일제히 감행됐다"면서 "우리는 누가 배후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누가 지난 11∼12일 남부 7개 주에서 발생한 폭발의 배후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미 용의자 2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태국 남서부 프라추압 키리칸 주(州)의 유명 관광지인 후아힌에서 폭탄 4발을 잇달아 터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비슷한 시각 나콘시탐마랏 주(州)에서 발생한 백화점 방화 사건 역시 동일 선상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고 용의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전했다.

핑무앙 부대변인은 "태국에는 테러가 없다.

이번 사건은 테러가 아닌 내부 불온세력의 파괴행위라고 다시 한 번 확인해 드린다"고 강조했다.

태국 정부는 이번 사건이 반군부 세력이 주도한 정치적 목적의 도발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태국 군경은 이미 남부 트랑과 나콘시탐마랏, 파탈룽 주(州)의 반군부 진영 정치지도자들을 잇달아 체포하거나 소환해 심문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돼 해외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연쇄 폭탄테러의 배후라는 음모론이 제기됐다.

탁신 전 총리측은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이런 주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정부 당국의 수사가 '반군부·친탁신' 세력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태국 군부가 반대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자작 테러극을 벌인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태국 당국은 지난 11일 오후부터 12일 오전까지 모두 13차례 사제폭탄 폭발과 5차례의 방화 공격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4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