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마지막 LA 방문…에드 로이스·美 입국 난민 접견
할리우드서 유엔 홍보…할리우드 스타 250여 명 총출동


올해 말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0일(현지시간) 임기 중 마지막으로 캘리포니아 주 남부 중심도시 로스앤젤레스(LA)를 찾았다.

올림픽 주최국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아르헨티나를 차례로 방문하고 이날 오전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반 총장은 유엔 파운데이션 주최로 LA 시내 시티클럽에서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미국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과 회동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평소 친분 있는 반 총장에게 캘리포니아 주 초청 의사를 건네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동포를 비롯해 100여 명이 참석한 간담회 성격의 모임에서 반 총장은 유엔의 역할과 지난 10년간 사무총장으로 재임해온 소회를 밝혔다.

반 총장은 "재임 기간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 신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을 추진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여성의 역할 증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강조했다.

현재 후임 총장을 뽑는 투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반 총장은 후임자가 갖춰야 할 자질로 비전, 조정능력, 그리고 동정심을 꼽았다.

그는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이 첫 번째라면 복잡한 문제를 잘 조정해 풀어갈 줄 아는 포용능력이 두 번째"라고 했다.

아울러 전쟁과 빈곤이 여전히 세계적인 문제로 남은 이상 "(난민 등에 대한) 동정심을 느끼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후임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는 데 적극적인 지한파 인사로 꼽히는 로이스 위원장은 "남부 캘리포니아 주에 팬들이 많은 것 같다"며 반 총장에게 조크를 던진 뒤 그간 사무총장으로서의 노고를 위로했다.

반 총장과 로이스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피한 채 약 30분간의 간담회를 끝냈다.

그는 비영리 단체인 코액트(Co.ACT) 소속 우리나라 고교생들을 만나 반갑게 악수를 한 뒤 LA 서쪽으로 이동해 미국에 온 난민들과의 만났다.

반 총장은 이어 할리우드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의 얘기를 다룬 드라마 '인 함스 웨이'(In harms way) 제작 발표회에 참석해 할리우드 스타 250여 명으로부터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래리 킹의 사회로 진행된 제작 발표회에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잭 니컬슨, 에드워드 노턴, 수잔 서랜던, 로버트 드니로, 샌드라 블록, 벤 애플렉, 머라이어 캐리 등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참석했다.

반 총장은 "평화와 안정을 위한 숭고한 뜻을 이루기 위해 1년에 100명 이상 평화유지군이 전사하고 있다"면서 "할리우드라는 매체를 통해 이들의 희생과 유엔이 지향하는 바를 잘 전파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의 할리우드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반 총장은 지난 2010년 3월과 2011년 2월 할리우드 방송·영화 예술인, 연예인들을 만나 할리우드가 유엔을 긍정적으로 묘사해주도록 촉구한 바 있다.

실제로 반 총장은 평소 할리우드의 기술과 파급력을 이용해 평화·발전·인권·여권 신장 등 유엔의 이상을 세계에 전파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해왔다고 유엔 관계자는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장현구 특파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