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10일(현지시간) 본선 맞상대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이른바 '클린턴 생명위협 교사' 논란과 관련, 트럼프는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클린턴은 이날 아이오와 주(州) 디모인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친구들이여! 언제나 말이 문제다.

대선에 출마했거나 아니면 지금 대통령이라면 당신의 (잘못된)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클린턴은 이어 "우리는 어제 다시 한 번 트럼프의 도 넘은 발언을 목도했다"면서 "'골드 스타 패밀리'(Gold Star family·미군 전사자 가족 단체)를 겨냥한 트럼프의 아무런 생각 없는 잔인한 말, '더 많은 나라가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트럼프의 아무런 생각 없는 제안에 이어 이제는 폭력까지 조장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핵무기 발언은 트럼프의 지난 4월 '한·일 핵무장 용인' 시사 언급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모든 사례 하나하나가 바로 트럼프가 이 나라의 대통령, 최고 군통수권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전날 노스캐롤라이나 주 윌밍턴 유세 과정에서 총기 소유 및 휴대 권리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2조 지지자들에게 클린턴의 생명을 위협하도록 교사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힐러리는 근본적으로 수정헌법 2조를 폐지하려고 한다.

아무튼, 그녀가 (대선에서 승리해 현재 공석 중인) 연방 대법관을 임명하게 된다면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수정헌법 지지자들이 있긴 하지만…"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첨언한 이 대목을 두고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클린턴을 겨냥한 폭력을 조장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에릭 스왈웰(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은 전날 트위터에서 "트럼프가 누군가에게 클린턴을 죽이도록 제안한 것"이라며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의 수사까지 촉구했다.

트럼프 지지자인 공화당의 피터 킹(뉴욕) 하원의원도 이날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당신은 정말로 트럼프가 누군가에게 클린턴을 죽이도록 교사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반문한 뒤 "그렇지 않다.

단순히 바보 같은 말을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킹 의원은 다만 "트럼프가 말을 할 때 부주의했느냐?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자문자답하면서 "트럼프는 자신의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