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기동대 폭력부터 중단하도록 아베에게 요구해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미군기지 정책에 대한 오키나와(沖繩) 지역의 반발 기류가 거센 가운데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이곳 주민들의 시위 현장을 방문했다.

8일 도쿄신문과 오키나와 지역신문인 류큐(琉球)신보 등에 따르면 아키에 여사는 지난 6일 오키나와 본섬 북부의 미군 기지 시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오키나와 주민 등을 만났다.

아키에 여사는 미군북부훈련장 헬기 이착륙장 공사 현장 인근에서 연좌 농성을 하는 주민 등을 찾아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헬기 이착륙장 문제 등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보고 '현장을 보고 싶다'며 오키나와에서 참의원 선거 출마경력이 있는 음악가 미야케 요헤이(三宅洋平) 씨의 소개를 받아 농성 현장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에 여사는 이날 방문에 관해 페이스북에 "대립·분열된 세상을 사랑과 조화의 세계로 만들기 위한 내 나름대로 첫걸음"이라며 아베 총리에게 사전에 방문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키에 여사와 만난 이들은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다.

현장의 항의 활동을 주도하는 야마시로 히로시(山城博治) 씨는 "사랑과 조화를 말한다면 기동대의 폭력 행위를 중단하도록 아베 총리에게 요구하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오키나와 평화운동센터 관계자는 아키에 여사가 단순히 국민의 한 명이 아니라며 현장을 보고 싶어 왔다는 설명에 의문을 제기하며 "현민(縣民)의 반대 목소리를 듣고 총리에게 현상을 전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감을 드러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