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비용 문제 등 검증…업무개시
아베 정권 '선거 앙금'에 고이케와 거리 조절 '고심'

일본 수도 도쿄도(東京都)의 첫 민선 수장이 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지사가 2일 업무를 시작했다.

고이케 지사는 이날 오전 도쿄시민, 도쿄도 공무원, 취재진 등이 다수 모여 기다리는 가운데 박수를 받으며 밴형 승용차를 타고 도쿄도청에 처음 출근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쿄도가 출자한 단체의 업무를 점검하고 각종 사업의 재검토나 폐지를 포함한 철저한 쇄신을 추진하기 위해 '도정(都政)개혁본부'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주 경기장 건설 비용이 급증해 설계 백지화 등의 파문을 겪은 것 등과 관련해 비용이 적정한지 등을 검증하게 할 계획이다.

도정개혁본부는 고이케 지사의 개인적인 자문 기구 형식으로 운영되며 도쿄도 직원과 외부 위원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케 지사는 "(도쿄) 도의 정보공개(수준)는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광역자치단체) 중 최저에 가깝다.

규칙을 만들어 활용하고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자민당 출신이면서도 당과 사전 조율 없이 무소속 출마해 집권 자민당이 지지한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된 고이케 지사와 자민당의 관계 회복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이케 지사는 이날 도의회를 방문했는데 자민당 측과의 인사는 총무회장 등 2명만이 그를 맞이해 애초 예정했던 5분이 아닌 30초 만에 싱겁게 끝났다.

의장단과의 인사 때 자민당 소속인 가와이 시게오(川井重勇) 도의회 의장은 "의회와 지사는 두 바퀴다, 바퀴 하나 달린 차가 되지 않도록(협력해달라)"이라며 뼈가 있는 발언을 던졌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이 고이케 지사와 가와이 의장 및 도의회 부의장 등 3명이 기념사진 촬영에 응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의했으나 가와이 부의장이 거절해 어색한 광경이 펼쳐졌다.

자민당 내에서는 고이케 지사가 독자 출마하는 등 당의 결정과 배치되는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당이 징계성 처분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고이케 지사가 첫 여성 도쿄 지사로서 주목받고 있고 중의원 보궐 선거와 도의회 선거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고이케 지사와 척지는 것이 당에 도움이 안 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3일 집권 자민당 인사 때 정권 2인자에 해당하는 간사장에 임명할 것으로 알려진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총무회장은 2일 회견에서 "고이케 씨에게 도민의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다.

관계 개선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