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간다던 미국 경제…2분기 1.2% 성장 '쇼크'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마저 성장률이 세 분기 연속 1% 안팎에 그치는 저성장 국면에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1.2%(연율 기준)로 시장 전망치 2.6%의 절반을 밑돌았다고 31일 보도했다.

미 상무부는 이번에 2013년까지 이전 3년의 GDP를 재산정하면서 1분기 성장률을 기존의 1.1%에서 0.8%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4%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성장률이 세 분기 연속 1% 안팎에 그쳤고, 올 상반기 성장률도 1.0%로 2011년 이후 가장 부진했다.

미국의 ‘GDP 쇼크’는 부진한 기업 투자와 재고 감소가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소비는 4.2% 증가하며 경기 상승세를 주도했지만 투자가 9.7% 줄어드는 등 세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성장률을 떨어뜨렸다. 기업 재고도 81억달러 줄어들며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제조와 에너지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 경제가 1949년 이후 12차례의 경기 확장기 중 가장 미약한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3분기 이후 1년간 성장률이 1.0%로 2012~2015년의 평균 2.2%와 비교해 거의 정체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또다시 불확실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GDP 증가율 발표 후 올해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이전의 50% 수준에서 37%로 대폭 낮췄다. 9월 인상 확률은 12%로 떨어졌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