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고립주의 맞서 '단합' 강조 "모든 이를 위한 대통령…흔들림없는 리더십"
"트럼프 핵무기 취급 신뢰할 수 없다…동맹과 협력·불공정 무역은 반대"
"美 경제 모두를 위해 작동 안해…더욱 좋은 기회와 일자리 창출하겠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는 28일(현지시간) "모든 미국인은 힘을 합쳐 우리나라를 더욱 자유롭고 공정하며 강하게 만들자"라며 "누구도 그것을 홀로 할 수 없으며, 그것이 우리가 함께하면 더 강한 이유"라고 말했다.

클린턴 후보는 이날 오후 펜실베이니아 주(州) 필라델피아의 농구경기장 '웰스파고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서 "모든 이들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역사적인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했다.

그녀의 수락연설을 마지막으로 지난 25일부터 진행된 나흘간의 민주당 전당대회는 마무리됐다.

이로써 주요정당 최초로 여성 대선후보가 된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16명의 경쟁자를 꺾으며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킨 끝에 공화당 티켓을 거머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물러설 수 없는 100여 일간의 세기의 대선 본선 승부에 돌입한다.

클린턴 후보는 이날 '혼자의 힘으로 미국을 더욱 강하게 하겠다'며 '아메리카니즘'의 어젠다를 던진 트럼프 후보의 수락연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함께 미국을 고치자"고 역설했다.

그녀는 연설에서 "미국은 다시 한번 심판의 순간에 섰다"고 한 뒤, 트럼프 후보를 겨냥한 듯 "강력한 힘들이 우리를 떼어놓고자 하고 있으며 신뢰와 존중의 유대가 닳아 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을 만든 건국의 아버지들처럼, 아무런 보장도 없다.오직 우리에게 달렸다"며 "우리가 힘을 합쳐 모두가 함께 일어설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클린턴 후보는 강조했다.

그녀는 "우리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것들에 대해 통찰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두렵지 않다.우리는 늘 그래 왔던 것처럼 도전을 극복하고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장벽을 건설하지 않는 대신 좋은 보상을 받는 일자리를 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경제를 건설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기여해온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시민권을 갖는 길을 건설하겠으며 한 종교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클린턴 후보는 "그래서 나는 오늘 밤 여러분에게 모든 미국인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나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미국에 더욱 많은 기회와 임금이 오른 더욱 좋은 일자리들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가 모두를 위해 작동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한테서 들었다"며 "일부는 좌절하고 심지어 분노한다.여러분이 맞다.마땅히 그래야 하는 방식으로 아직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후보는 "국가안보에 관해 우리가 직면한 선택은 냉혹하다"며 "뉴스를 읽는 누구라도 우리가 직면한 위협과 격변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바그다드에서 카불, 니스에서 파리, 그리고 브뤼셀, 샌버너디노와 올랜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무찔러야만 하는 완강한 적들을 다루고 있다"며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안심을 원하며, 흔들림 없는 리더십을 찾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클린턴 후보는 동맹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불공정 무역협정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녀는 "러시아를 비롯해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맞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과 함께하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테러와 싸우는 데 있어 모든 미국인, 그리고 동맹과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통상 이슈에 대해 "우리가 불공정 무역협정에 단호히 '노'라고 말해야 한다고 여러분이 믿는다면 우리는 중국에 맞서야 한다"면서 "우리는 철강 노동자와 자동차 노동자, 국내 제조업자들을 지지해야 한다.이런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클린턴 후보는 핵문제에 대해선 "총 한 발 쏘지 않고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봉쇄해 자랑스럽다"고 했지만,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이슈,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는 트럼프 후보 때리기에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먼저 "미국인들은 혼자서 고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함께 고친다고 말하다"며 미국의 시스템을 '홀로 고치겠다'고 주장한 트럼프의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특히 "그가 진짜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 집무실에 있다고 상상해보라"며 "트위터를 미끼로 꾀어낼 수 있는 사람은 핵무기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군통수권자로서 트럼프가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우리가 다른 나라나 우리 서로 분열하기를 원하며 혼자 고치겠다고 한다"며 "그는 우리가 미래나 서로에 대해 두려움을 갖기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누구도 우리나라가 약하다고 여러분에게 말하지 않도록 하라. 우리는 약하지 않다"며 트럼프 후보의 '미국을 다시 강하게'라는 대선 슬로건을 깎아내렸다.

클린턴 후보는 "민주당의 정강이 버니 샌더스(버몬트)의 믿음을 담고 있으며 여러분의 진보적 정강을 미국을 위한 진짜 변화로 바꿀 수 있다"며 샌더스 지지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샌더스를 언급하며 "당신의 대의(大義)가 우리의 대의"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민주당과 공화당, 무당파를 위한 대통령, 고통받는 사람과 노력하는 사람, 성공한 사람을 위한 대통령, 나에게 투표하거나 하지 않은 사람 등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그것이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모두를 위한 건강한 경제를 가진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