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은 국가"라고 강조하자,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차이 총통은 인터뷰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2공식'(九二共識)을 받아들이는 시한을 대만에 준 게 사실이냐는 물음에 "대만 정부는 국민의 뜻에 거스르는 조건을 토대로 한 기한을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92공식은 중국과 대만이 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말하는 것으로, 차이 총통의 해당 언급은 92공식을 제대로 승계하지 않을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차이 총통은 지난 5월 취임 이전부터 현상유지론을 앞세워 중국이 요구하는 92공식에 그동안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이어 '미국이 1979년 이후 대만을 국가가 아닌 '독립체'(entity)로 규정한 게 정당한가'라는 질문에 차이 총통은 "미국이 사용한 독립체라는 용어의 의미가 명확히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대만은 국가이며 민주주의를 지켜나가고 있다고 대만인들은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그러면서 국제 사회가 대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확실히 부당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차이 총통은 아울러 취임 이후 중국과 대만 사이 공식 연락 체계가 단절됐다는 얘기를 부인하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에는 공적, 사적 소통 체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차이 총통에게 양안 간 정치적 평화의 토대인 92공식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마샤오광(馬曉光) 주임은 "92공식과 핵심 가치를 지키는 것이 평화롭고 안정적인 양안 관계의 발전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맞받았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