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 인터뷰서 밝혀…어느 나라가 개입했는지는 언급 안해
"재미 이슬람학자 귈렌 소환협상과 인지를릭 기지사용은 별개 사안"

터키 대통령이 최근 쿠데타 시도에 외국 정부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0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외국이 이번 실패한 쿠데타에 관여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외국'이 어느 나라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쿠데타 진압 후 일부 터키당국자와 관영 언론매체는 미국이 쿠데타를 묵인·방조 또는 지원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에르도안은 또 "다수가 체포됐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 대규모 구속·직위해제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테러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송환 협상과 서방의 인지를릭 기지 사용문제는 별개라고 말해, 두 사안을 연계하지 않을 방침을 시사했다.

터키정부는 귈렌 송환을 미국에 요구했지만, 미국은 증거를 제시하라며 맞서고 있다.

그러나 귈렌 송환 거부가 인지를릭 기지 활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미국이 마냥 원칙론으로 대응하기 난감한 상황이다.

에르도안이 두 문제를 연계하지 않을 뜻을 밝혀 미국으로서는 인지를릭 기지와 관련한 부담은 다소 덜게 됐다.

이번 인터뷰에서 에르도안은 유럽에 대한 질문에 냉소적인 반응으로 일관했다.

유럽연합이 사형제 부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관련 "유럽연합은 전세계가 아니고 그냥 28개 나라"라며 "미국도, 러시아도, 중국도 사형제가 있다"고 말했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교장관이 터키의 '숙청'을 문제 삼은 발언을 두고는 "자기 일에나 신경 쓰라"며 코웃음을 쳤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