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작가가 트럼프 주니어 연설문도 작성
NYT "멜라니아 연설문, 유명 작가들이 초안 썼으나 폐기"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에 이어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연설문도 잠시 표절 의혹에 휘말렸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이틀째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주니어가 지지연설을 한 후 정치풍자 뉴스인 더데일리쇼는 그의 연설문이 작가 F.H.버클리가 지난 5월 발표한 에세이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연설에서 "우리의 학교는 중산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였다.

그러나 지금은 1층에서 꼼짝 못 하고 멈춰서 있다"며 "마치 고객이 아닌 점원을 위해 운영되는 소비에트 시절 백화점처럼 학생이 아닌 교사와 관리자를 위해 운영된다"고말했다.

버클리는 잡지 '아메리칸 컨서버티브'에 수록한 '트럼프 vs 신흥 계급'이라는 글에서 "상류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여야 할 것이 1층에서 꼼짝 못 하고 멈춰서 있다.

(중략) 우리와 학교와 대학은 고객이 아닌 판매 사원의 이익을 목표로 하는 소비에트 시절 백화점 같다"고 썼다.

그러나 일파만파 번진 멜라니아의 표절 논란과 달리 이 논란은 금세 잦아들었다.

버클리가 직접 "표절이 아니다"라고 즉시 해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버클리는 AP통신에 "내가 트럼프 주니어 연설문의 주요 작성자였다"며 "문제가 안 된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캠프 측의 제이슨 밀러도 "버클리는 트럼프 주니어의 친구이고 연설문 작업을 함께 했다"며 의혹 제기자들을 향해 "미국의 애국자를 깎아내리기보다는 사기꾼 힐러리의 사라진 이메일을 찾는 데 시간을 쓰라"고 꼬집었다.

앞서 전당대회 첫날 무대에 오른 멜라니아는 연설문의 두 단락 이상이 2008년 미셸 오바마 여사가 전당대회에서 한 찬조 연설과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물의를 일으켰다.

공화당이 표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이틀째 애를 쓰고 있는 가운데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멜라니아 트럼프의 연설문 초안을 지난달 유명 연설문 작가인 매뉴 스컬리와 존 매코널이 작성해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를 건네받은 멜라니아는 초안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극히 일부만 살려둔 채 찢어버리기로 했다고 NYT는 표현했다.

그러면서 NYT는 이번 표절 논란이 "표절 탐지를 위한 공짜 소프트웨어 등 현대 대통령선거의 안전장치를 오랫동안 거부해왔던 조직의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