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를 4개월 앞두고 월스트리트 금융가의 후원금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급속히 쏠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금융 중심지 월스트리트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후원금이 기록적으로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가 각 선거캠프 후원 영수증을 분석한 결과 미국 6대 은행의 직원 약 5200명이 총 110만달러(약 12억6600만원)의 개인 후원금을 클린턴 또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등 민주당 후보에게 준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에게 후원금을 낸 6대 은행 직원은 26명으로, 총 후원금은 7000달러(약 804만원)에 불과했다. 트럼프의 명품 정장 한 벌 값이다. 트럼프가 최근 헤지펀드계 제왕으로 불리는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에게 지지를 얻기는 했지만 주류 은행권에선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DC에 있는 한 대형은행 고위인사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있는 것”이라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무슨 일을 할지 조금도 감을 잡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이맘때면 대선 주자는 각 분야 정책 고문을 모두 동원해 정책을 내놓지만 트럼프는 그런 조직이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며 “그의 고문은 언론과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