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반대한 영국의 젊은이들에게 유럽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 장관이 말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독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가브리엘 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자신이 대표로 있는 사회민주당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면서 "독일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에 사는 젊은 영국인들에게 이런 이중 국적의 혜택을 주자"고 말했다.

가브리엘 장관은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를 지지한 층은 주로 나이 든 유권자들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에 현재 거주하고 있는 영국 젊은이들이 EU 시민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민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독일 법률에서는 독일 국적을 신청하려면 옛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

가브리엘 장관은 브렉시트로 결정된 영국의 국민투표는 독일의 이중 국적 규정을 완화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지적하며 "영국이 연령별로 태도가 다른 만큼 이중 국적을 부여하는 방안을 사례별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브리엘 장관은 "그 때문에 우리는 (선박이 통행하도록 상판을 들어 올리는) 도개교를 끌어올려선 안 된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사회 진보의 기회가 가장 많은 곳이 유럽"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의 금융 중심 도시인 프랑크푸르트가 속한 헤세주의 폴커 포우피어 주 총리는 독일 주간 '벨트 암 존탁'과 인터뷰에서 "현재 꽤 많은 영국인이 독일 시민권을 신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하는 시위자 수천 명은 2일 런던 중심부를 행진하며 브렉시트 반대 시위를 벌였다.

영국의 지난달 국민투표에서는 젊은층의 70% 이상이 EU 잔류를 지지했지만 브렉시트로 결론이 나왔다.

최근 여론조사결과 18∼24세 젊은이들의 67%는 브렉시트 결과에 "화가 났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