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스위스-유럽연합(EU) 협상이 향후 영국과 벌일 EU 탈퇴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EU의 의지를 드러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EU가 EU 시민의 이동 자유에 대한 통제를 부과하는 계획을 밀고 나간다면 EU 단일시장 접근을 잃을 것이라고 스위스에 경고하면서 이렇게 해석했다.

2년째 이어지는 EU 비회원국인 스위스와 EU 협상은 앞으로 영국과 EU가 벌일 탈퇴 협상에서 드러날 똑같은 문제를 내포한다.

EU 단일시장 접근에 대한 대가로 EU 시민의 이동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문제가 영국과 협상에서도 재현된다는 것이다.

스위스는 2014년 2월 국민투표에서 EU 시민의 이민을 제한하는 법안을 50.34%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유예기간을 3년 둔 이 법안은 내년 2월 시행해야 하지만 EU 시민권자의 취업 이민 입국 상한선을 정하려면 시행 전 EU와 협정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스위스는 2007년 EU와 협정을 맺고 EU 시민인 노동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해왔다.

이민 제한 상한선을 설정하기 위한 스위스와 EU 간 협상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결정이 임박하면서 전면 중단됐다.

스위스와 EU 교역에서 스위스는 EU보다 훨씬 의존도가 높다.

스위스 수출의 56%가 EU로 향한다.

스위스는 유럽경제지역(EEA) 회원국이지만 같은 회원국인 노르웨이와 달리 100개를 넘는 스위스-EU 개별 협정들을 통해 EU 단일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브렉시트 협상 측면에 비춰볼 때 이동의 자유가 이제 더 큰 역할을 하고 있어서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서로 필요하므로 해결방안을 찾아야만 한다"면서도 "스위스가 EU를 더 많이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요한 슈나이더 암만 스위스 대통령에게 "만일 브렉시트가 있다면 스위스를 다룰 시간이 더는 없을 것"이라며 압박했다.

앞서 EU는 수백만 유로의 대학 연구기금 지원을 동결하고 학생 교환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등 스위스에 협상력을 과시한 바 있다.

제네바대학 이브스 퓌리키게르는 시한이 지켜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 "유럽이 영국에 명분을 줄 수 있어 스위스에 유리하게 합의하려는 마음이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