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케리 "브렉시트는 '복잡한 이혼'…영국, 되돌릴 여러 방법 있다"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을 후회하는 영국 내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영국이 EU에 머무를 수 있는 시나리오가 잇따라 제시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브렉시트는 매우 복잡한 이혼”이라며 “영국이 브렉시트를 되돌릴 여러 방법이 있다”고 가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브렉시트를 막을 두 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조기 총선을 치르는 것이다.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해온 노동당과 자유민주당, 스코틀랜드독립당(SNP) 등이 변한 민심으로 정권을 잡으면 재투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당 대표는 조기 총선을 치를 경우 브렉시트 재투표를 공약으로 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팀 패런 자유민주당 대표는 “이번 결과는 정치인을 향한 분노의 울부짖음”이라며 “다음 총선에서 당선되면 이번 결정을 철회하고 영국을 EU 회원국으로 남겨두겠다”고 말했다. 다만 탈퇴를 주도한 뒤 차기 보수당 대표로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의 조기 총선 반대는 걸림돌이다.

두 번째는 EU와 브렉시트 협상을 한 뒤 그 결과를 국민투표에 부치는 시나리오다. 보수당의 제러미 헌트 보건장관은 “탈퇴로 가는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해서는 안 된다”며 “우선 EU와 협상한 뒤 그 결과를 국민투표나 총선 공약으로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이 안에는 찬성할 것이기 때문에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FT는 평가했다.

브렉시트 투표 직후 영국 런던과 벨기에 브뤼셀을 긴급 방문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EU 관계자들을 만나고 온 케리 장관은 미국 콜로라도주 애스펀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브렉시트를 되돌릴 방법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캐머런 총리가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기를 매우 꺼리고 있다”며 “브렉시트에 찬성한 대부분의 사람 역시 그렇다”고 전했다. 이어 브렉시트 결정을 되돌릴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지만 “여러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관계를 오도하거나 과장하는 방식으로 브렉시트 찬성을 이끌어냈다는 이유로 오히려 궁지에 몰린 탈퇴파는 영국 중앙은행(BOE)을 비판하고 나섰다. 탈퇴파인 안드레아 리드섬 에너지부 장관은 “골드만삭스 출신인 마크 카니 BOE 총재는 금융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알고 있다”며 “고의로 금융시장을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존 루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영국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BOE가 유일하다”며 “이를 뒤흔드는 것은 위험천만하다”고 경고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