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득세' 영국·프랑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가 상대적으로 비관론 많아
젊은세대는 EU 미래 낙관 65%로 높아


유럽연합(EU)의 주축국 영국이 EU탈퇴(브렉시트)를 선택한 가운데 추가 이탈국이 나타날지가 관심이다.

영국 포함 28개 회원국의 여론은 대체로 비관보다는 낙관하는 전망이 많았지만, 그리스, 오스트리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비관적 전망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U 집행위원회가 작년 11월에 발표한 2015년 EU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EU의 미래를 낙관, 비관하느냐는 물음에 조사대상 그리스인의 57%가 비관적이라고 답했고, 키프로스도 비관론자(54%)가 많았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권역)에서 낙관적 전망을 하는 여론이 57%로 비유로존 61%보다 조금 적었다.

연령을 보면 1982년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이른바 Y세대는 65%가 낙관적으로 보는 반면 1946년 이전에 출생한 세대로 가면 그 비율이 49%로 떨어졌다.

EU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국가들이 대다수를 이뤘지만 비관이 낙관과 비슷한 기세를 유지하는 국가도 눈에 띄었다.

비관적이라고 답한 국민의 비율을 따질 때 오스트리아가 48%, 영국이 43%, 프랑스가 44%, 이탈리아가 42%로 28개 EU 회원국 가운데 상위권에 올랐다.

이들 국가는 최근 들어 유럽 내에서 반세계화, 반기득권 정서에 편승한 대중영합주의 정당이 비약적으로 기세를 끌어올린 곳과 일치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24일 EU 탈퇴에 대한 지지, 반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51.9% 지지로 탈퇴를 결정했다.

고립주의, 보호무역 등을 주장하며 브렉시트(영국의 EU 이탈)을 호소한 정파들이 잉글랜드 공업지역과 노년층으로부터 많은 표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스도 작년에 유로존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치렀으나 반대 결정이 나왔다.

이 국가에도 극우정당인 황금새벽당이 제3당으로 활동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반이민, 반유로를 기치로 내걸고 군소정당의 입지를 벗어나고 있는 극우정당 국민전선이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를 주장하고 있다.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는 집권한다면 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수차례 선언한 바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최근 수도 로마의 시장을 배출하며 기세를 올린 포퓰리스트 정당 오성운동 진영이 유로존 탈퇴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극우정당으로 분류되는 자유당이 지난달 22일 열린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무소속 후보에게 패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노르베르트 호퍼 자유당 대선후보는 국경장벽 설치, 자유무역 반대, 무슬림 거부 등을 외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브렉시트 투표가 찬성으로 결정된 뒤 EU는 영국이 탈퇴를 결정한 뒤 주변국들이 도미노처럼 잇따라 이탈 절차를 밟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탈퇴를 부추기는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득세하고 있는 국가들이 유럽 통합을 저해하는 캠페인을 펼칠 가능성이 있어 이들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의장은 투표를 앞두고 "브렉시트가 EU뿐만 아니라 서구 정치문명을 파멸로 이르게 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EU의 장래를 가장 밝게 보는 국가는 아일랜드로 국민 77%가 낙관적이라고 응답했다.

루마니아(75%), 크로아티아, 덴마크, 리투아니아(이상 74%), 몰타(73%), 네덜란드(71%) 등도 70%가 넘는 이들이 EU의 미래를 낙관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