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지금까지 선거비용으로 쏟아부은 개인돈 5천만 달러(573억 원)를 외부 후원금에서 회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사재로 충당한 지금까지의 경선자금을 앞으로 들어올 일반 지지자들의 후원금으로 메워넣지 않겠다는 의미다.

트럼프의 선거자금 총책임자인 스티븐 뮤친은 23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자신의 대선캠프에 5천만 달러를 융자했다.

그는 이제 그것을 탕감했다.

따라서 그것은 (대출금이 아니라) 기부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나는 캠프에 빌려준 5천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되찾겠다는 뜻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선거캠프를 지탱시킨 것은 지금까지 외부 후원금이 아닌 거의 트럼프 개인의 사재였다.

트럼프가 일종의 '셀프 후원'을 한 셈이다.

선거법 상 이 돈은 트럼프가 자신의 캠프에 선거자금을 융자한 것으로 처리된다.

따라서 상환이 필요하다.

미 정치권에서는 최근 트럼프가 이 돈을 외부 후원금에서 회수하려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가 원금에 이자까지 얹는 방식으로 어떻게든 '이익'을 남길 것으로 보는 시각까지 있다.

뮤친의 발언은 이런 우려를 불식하면서 향후 후원금이 전적으로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대결에만 쓰일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뮤친은 아울러 "트럼프가 앞으로 훨씬 많은 돈을 기부하겠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가 11월 본선 국면에서도 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사재를 쏟아부을 의향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본선의 경우 외부 후원금에 의존하기로 방침을 바꾸고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와 함께 선거자금 유치에 나섰으나 모금 실적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