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테러 발생 올랜도 방문…"올바른 일 해야" 총기규제 촉구

기성 테러조직의 지시를 받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극단적인 행동에 나서는 '외로운 늑대' 형태의 테러는 군사력만으로 막을 수 없으며, 이런 형태의 테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더 적극적으로 총기를 규제해야 한다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테러가 발생한 플로리다 주 올랜도를 방문해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겠지만, 그런 일을 하려면 단순히 군사력만 필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과 같은 '외로운 늑대'의 (테러)공격이 발생했을 때 이런 일을 예방하려면 이전과는 다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 뒤 이번 올랜도 테러범의 동기가 "오로라나 뉴타운 사건 범인과 달랐을 수 있지만, 그들이 사용한 죽음의 도구는 흡사했다"며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로라 사건은 2012년 콜로라도 주 오로라의 한 영화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뉴타운 사건은 같은해 코네티컷 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유사 사건을 각각 지칭한다.

"만약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이런 학살극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의원들이 조금이라도 늦지 않게 나서서 올바른 일을 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며 상원에서 거론되고 있는 총기규제 강화 대책이 시행돼야 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나이트클럽에 있던 사람들이 살해범과 비슷한 수준으로 무장시키는 일을 이런 비극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관념은 상식과 배치된다"며 총격범죄 피해를 줄이려면 오히려 무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총기옹호론자들의 대표적인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왜 자유를 지키려면 이런 비극을 반복적으로 겪어야 하는지 (총기옹호론자들이)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총기테러 피해자들과 만나 "마음이 매우 아프고, 우리는 여러분의 편"이라는 말을 했다는 오바마 대통령은 "그들(테러 피해자 가족)의 슬픔은 말로 표현한 수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번 사건이 "우리가 어떻게 서로를 대하는지에 대해 반성할 좋은 기회"라며 "우리는 성소수자 형제자매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