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업체 "찬성 쪽 기울어"…작년 총선 때 '빗나간 예측' 전력
일부 전문가·베팅업체 "아직은 브렉시트 반대가 우세"


오는 23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결과를 과연 누가 맞힐 것인가?

대부분 여론조사업체가 브렉시트 찬성 쪽으로 기운 여론조사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반면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베팅업체들은 아직 브렉시트 반대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투표 결과 예측이 상반돼 혼란을 주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여론조사업체들이 일제히 빗나간 예측을 내놓은 '원죄'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 여론조사업체들은 선거일 직전일까지 집권 보수당과 노동당의 '초박빙' 승부를 예측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보수당의 '과반 의석 확보' 압승으로 나왔다.

조사업체들은 신뢰도에 커다란 상처를 안았다.

'노동당 지지 표본을 과대 계상'에 따른 오류로 분석됐다.

이에 조사업체들이 조사 표본 설정 방식을 바꾸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신뢰도가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업체들은 거의 모두 브렉시트 찬성이 우위로 나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ICM이 벌인 전화 및 온라인조사에선 부동층을 뺀 기준으로 찬성(53%)이 반대(47%)를 6%포인트 앞섰다.

유고브 온라인조사에서도 '모르겠다'는 응답을 제외하면 찬성(54%)이 반대(46%)보다 8%포인트 우위로 나왔다.

ORB 조사 역시 찬성(55%)이 반대를 10%포인트 앞섰다.

TNS도 14일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채 브렉시트 찬성이 "상당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꾸준히 국민투표 여론조사를 벌여온 곳 가운데 오피니움이 유일하게 브렉시트 반대(51%)가 찬성(49%)을 앞선 결과를 내놨다.

스트래스클라이드 대학 정치학 교수 존 커티스는 브렉시트 가능성을 지난주의 25%에서 33%로 높였지만 여전히 EU 잔류 결과를 예측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보수당 승리를 예측한 커티스 교수는 여론조사 및 선거 전문가 실력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커티스 교수는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대중이 탈퇴 투표 가능성을 늘 표출해온 이슈"라며 "여론조사들에서 나타난 (브렉시트 찬성 확산) 움직임이 전반적이지는 않고 국민투표 유권자들은 종종 막판에 현상 유지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과 23일 사이에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유권자들이 탈퇴에 따른 위험을 들여다보는 가운데 여론조사들이 잔류 쪽으로 다시 움직일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민간 싱크탱크인 '더 넘버크런처폴리틱스'의 매튜 싱도 브렉시트 가능성을 32.6%로 예측했다.

싱은 "(브렉시트 찬성 확산) 움직임이 실제적이라는 분명한 증거가 있다"면서 브렉시트 가능성을 23.7%에서 높였다.

여기에 베팅업체들도 브렉시트 반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

베팅정보사이트 오즈체커스(Oddschecker's)가 베팅업체 20곳의 브렉시트 여부 종목의 배당률을 취합한 결과, 브렉시트 가능성 평균치가 14일 현재 42.5%로 집계됐다.

다만 전날(33.5%)보다는 올라갔다.

커티스 교수는 투표일까지 브렉시트 반대 진영은 '경제에 미칠 우려'를, 찬성 진영은 '이민 문제'를 얼마나 잘 공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