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총기 사건' 직후 "반인륜적ㆍ배교 범죄" 규정

미국 무슬림들이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신을 저버린 반인륜적 범죄"라고 규정하고 총격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미국 내 무슬림 최대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ouncil on American-Islamic Relation)는 이날 사건 발생 후 성명을 통해 이슬람 공동체 차원에서 총격 희생자들을 위한 대대적인 헌혈·모금 행사를 전개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 무슬림 단체가 이처럼 사건 직후 용의자를 비난하고 희생자를 위한 헌혈·모금 행사에 나선 것은 50명을 죽이고 53명을 다치게 한 총격 난사 용의자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이자 무슬림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발생한 샌버너디노 총격 테러사건 이후 미전역에서 이슬람 혐오와 공포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무슬림들이 공격받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하산 쉬블리 CAIR 플로리다 대표는 웹사이트에 글을 올려 "이번 사건은 반인륜적 범죄이며 신을 부정하는 행위로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신앙에 따라 악(惡)에 맞서 선(善)을 행하기를 바라며, (헌혈·모금) 행사를 통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쉬블리 대표는 "성 소수자들이 이슬람 공포증에 맞서 싸우는 첨병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면서 "우리 이슬람 공동체는 지지로서 화답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을 증오하고 공포를 조장하려는 공동의 적에 직면해있다"면서 "합심해서 싸워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소셜미디어에서 총격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무슬림들의 추도 글이 쏟아지고 있다.

코미디언 무슬림인 사이러스 맥퀸은 올랜도(Orlando)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이슬람 급진주의자들과 미국 급진주의자들은 같은 부류"라며 "전자는 코란을 오독하고 후자는 총기소유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를 오해한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