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사태 속 유로2016에 돌발악재…"경찰 경계태세 흐트려"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우려 속에 개막한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가 훌리건들의 난동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12일(현지시간) AP, AF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훌리건 난동 때문에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경계태세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우려를 토로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훌리건이 경찰의 주의를 흐트려 테러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본업에 집중할 수 없도록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유료 입장객 250만명에 관광객 수백만명이 참여하는 유로2016을 앞두고 테러를 가장 우려해왔다.

세계 이목이 쏠리는 대회인 데다가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이 밀집하는 행사인 터라 수색을 강화하고 테러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모의훈련까지 해왔다.

프랑스는 작년 11월 IS가 파리 번화가에서 130명을 살해한 테러의 여파로 아직 국가비상사태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삼엄한 경계를 뚫고 잉글랜드와 러시아의 훌리건이 폭력사태를 일으켜 경찰력 운용에 차질을 빚게 하면서 안보, 치안의 불안요소로 돌출됐다.

프랑스 정부는 테러에 대한 경계태세를 정상화하기 위해 개최도시에 강력한 행정권을 위임했다.

카즈뇌브 장관은 일단 질서를 해치는 외국인 관광객을 가차 없이 추방하라는 명령을 대회가 분산 개최되는 각 도시의 관리들에게 내렸다.

정부는 마르세유에서 벌어진 잉글랜드 훌리건들의 집단 난동이 음주 때문에 더 격화됐다고 보고 이를 방지할 대책도 내놓았다.

카즈뇌브 장관은 대회 개최도시에서 경기 전날 밤과 경기 날에 스타디움 근처 주점과 공공장소에 금주령을 내렸다.

알코올 취급을 어떤 방식으로 제한할지는 개최도시의 관리들이 재량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랑스에서는 이미 도심에서 도수가 높은 알코올을 병째로 파는 행위가 금지됐고, 릴에서는 당국이 취객에게 술을 파는 주점을 제재하도록 경찰에 요청했다.

오는 15, 16일 각각 릴과 랑스에서 열릴 러시아와 슬로바키아,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조별리그 2차전은 훌리건 난동을 막을 프랑스 당국의 시험대가 됐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잉글랜드, 러시아의 훌리건 난동이 재발하면 조별리그 몰수패, 탈락을 선언할 수 있다고 해당국 축구협회에 경고했다.

아울러 UEFA는 지난 11일 1차전 때 경기장 안에서 벌어진 러시아 팬들의 폭력 행위를 문제로 삼아 러시아 축구협회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