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발표 "두려움에 굴복않을 것…총격장소는 단순 클럽 아니라 게이 연대의 장소"
"살상무기 입수 너무 쉬워, 이게 우리가 원하는 나라인가" 총기규제 주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참사로 기록된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한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테러 행위이자 증오 행위"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과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한편 애도의 뜻으로 정부 건물에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참사를 수사중인 연방수사국(FBI)과 국가안보팀의 보고를 받은 뒤 발표한 성명에서 "비록 수사가 아직 초기상태이지만 이번 사건이 테러 행위이자 증오 행위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며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슬픔과 분노, 우리 국민을 지키자는 결의로 함께 뭉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이 총격참사를 '테러·증오행위'로 규정함에 따라 FBI의 수사는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세력과의 테러리즘 연계나 '자생적 테러' 가능성을 찾는데 집중될 전망이다.

또 "증오와 폭력에 직면해 우리는 서로 사랑할 것"이라며 "우리는 두려움에 굴복하거나 서로 반복하지 않을 것이며 그 대신 미국을 위협하는 자들에 맞서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합치자"고 주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용의자가 누구인지, 극단주의 세력과 어떠한 연계가 있는지 파악하기위해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용의자가 증오로 가득찬 사람이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은 레스비언과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공동체에 특별히 가슴아픈 날"이라며 "어떤 미국인에 대한 공격도 인종과 종교, 민족, 성적 지향에 상관없이 우리 모두에게 대한 공격임을 일깨워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미국인에 대한 공격도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이자, 우리를 한 국가로 묶어는 평등과 위험의 근본적 가치에 대한 공격"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총격범은 사람들이 춤추고 노래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모인 나이트클럽을 겨냥했다"며 "공격받은 장소는 단순한 나이트클럽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모여 의식을 일깨우고 그들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며, 시민권을 주창하는 연대와 자율의 장소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격사건이 "학교나 예배 공간, 극장, 나이트클럽에서 총을 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넣는게 얼마나 쉬운지 이번 사건이 더욱 일깨워주었다"며 "이게 우리가 원하는 나라인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며 자신이 주장하는 '총기규제론'을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