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9일(현지시간) 트위터 설전을 벌였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 미국 언론은 이날 두 사람이 '첫 트위터 전면전'을 벌였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싸움은 트럼프의 트위터에서 시작됐다.

그는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공식 지지한 데 대해 "오바마가 방금 '사기꾼' 힐러리를 지지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4년 연장을 원하는데 누구도 그것을 원치 않는다"고 선제공격을 날렸다.

이에 클린턴 전 장관은 트위터에 "당신의 (트위터) 계정을 삭제하라(Delete your account)"고 맞받아쳤다.

평소 트위터 사용에 신중한 클린턴 전 장관의 '분노의 트윗'은 1시간 만에 13만 번 리트윗되며 트위터를 달궜다.

AP는 "신중한 클린턴의 모습에서 벗어난 그 메시지"는 클린턴 전 장관의 트위터 글 가운데 가장 많은 리트윗을 기록하며 힐러리 "선거운동의 이정표"가 됐다고 표현했다.

반격을 당한 트럼프는 클린턴 전 장관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이메일 스캔들'을 거론하며 응수했다.

'이메일 스캔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 재직 당시 기밀문서가 포함된 공적 문서를 개인 이메일로 주고받았고 이 중 3만 건 이상을 '개인적 내용'이라며 삭제한 일로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당신(선거캠프의) 직원 823명이 그것(트윗)을 생각해내는 데 얼마나 걸린 것이냐"고 비꼬며 "그리고 당신이 삭제(deleted)한 3만3천 개의 이메일은 어디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클린턴 전 장관의 '계정 삭제' 트윗에 '이메일 삭제' 트윗으로 대응한 것이다.

여기에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등 클린턴 전 장관의 비판자들도 가세했다.

프리버스 위원장은 "삭제버튼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당신"이라고 쏘아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