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편파 진행" 주장…힐러리 지지·당 단합 노력 전제 조건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당 단합에 협력하는 대신 경선 레이스를 주관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데비 와서먼 슐츠 위원장의 경질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폭스뉴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회동하는데 이어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와 만나서도 이같이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샌더스 의원과 캠프는 슐츠 위원장이 경선 TV토론 횟수를 6차례로 제한하는 등 레이스 내내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유리하게 룰을 만들어 사실상 그녀를 도왔다면서 사퇴를 촉구해왔다.

샌더스 의원은 슐츠 위원장이 경질되면 그 자리에 자신을 지지한 툴시 개버드(하와이) 하원의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폭스뉴스에 "슐츠 위원장이 7월 전당대회를 어떻게 치르려는지 모르겠다"며 "클린턴 장관이 승리하는데 핵심은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을 끌어안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그의 경질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즉, 샌더스 의원의 요청을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수용함으로써 그가 명예롭게 레이스를 접고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사실상 경선에서 패배한 샌더스 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슐츠 위원장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2017년 1월21일까지 DNC 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대통령의 이러한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당 단합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가 단합할 것으로 매우 확신한다"고 잘라말했다.

샌더스 의원이 DNC 위원장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개버드 의원도 폭스뉴스에 "위원장직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샌더스 의원에게 투표한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며 샌더스 의원이 7월 전대까지 완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