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러진 필리핀 부통령 선거에서 초접전 끝에 떨어진 독재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 상원의원이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재개표를 요구하기로 했다.

8일 현지 GMA 방송 등에 따르면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은 오는 28일 대통령선거재판소에 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을 할 계획이다.

그의 법무 담당자인 호세 아모라도 변호사는 "이번 이의 신청을 통해 선거 부정의혹이 있는 지역들의 재개표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 측은 5월 말 성명을 통해 "부정행위와 투표기 오작동 등으로 400만 표를 도둑질당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필리핀 남부 무슬림지역 민다나오의 일부 마을에서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이 단 한 표도 얻지 못한 데 대해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 측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은 지난달 9일 실시된 부통령 선거에서 여당 후보인 레니 로브레도 하원의원에게 26만3천여 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이에 따라 마르코스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피플 파워'(민중의 힘) 혁명 30주년을 맞은 올해 가문의 '화려한 부활'을 노리던 그의 계획은 무산됐다.

반면 정·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총선, 지방선거에서 '사치의 여왕'으로 불리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는 하원의원 3연임, 딸 이미는 일로코스 노르테 주지사 3연임에 각각 성공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 당선된 뒤 1972년 계엄령을 선포하며 장기 집권을 하다가 1986년 피플 파워로 사퇴하고 하와이로 망명, 1989년 72세를 일기로 숨졌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