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영국 연구팀 조사…"양육·성과 관련층으로 좁아져"

일생에서 만나는 친구 수는 태어나서 25살까지 늘어나지만, 그 이후부터는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살 남성은 한 달 평균 19명과, 여성은 17.5명과 연락하고 지내지만, 이를 정점으로 그 수는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핀란드 알토대학과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미국 CNN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이스북 친구는 연구에서 합계에 넣은 친구 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300만명의 휴대전화 사용자의 네트워크 내 활동을 비롯해 언제, 어디서, 누구와 접촉하는지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남녀 모두 세월이 흘러 39세가 되면 한 달 평균 접촉하는 사람 수는 남성은 12명, 여성은 15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녀 양육에 따라 친밀도가 '핵심층'(inner circle)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자녀 양육을 위해 엄마들 또는 시어머니들, 자녀 양육에 도움을 주는 친밀한 친지들과의 접촉으로 관계가 응축되는 '할머니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진화 측면에서는 그런 네트워크는 여성들의 자녀 양육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남성은 성과와 신분이라는 개인적 기준을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친구를 사귀는 것이 누가 중요하고 가치 있는지를 판단해 개인적으로 '투자'하는 일이라고 비유했다.

특히 여성은 교우 관계에서도 '적당한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집중하며 친구와의 관계를 연애와 유사하게 다루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들의 경우 시간을 꾸준히 들이지 않으면 관계가 곧바로 사그라지거나 무너진다고 로빈 둔바 옥스퍼드대 진화심리학 교수는 풀이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 참여하지는 않은 마이클 프라이스 런던 브루넬대 문화진화센터 국장은 "접촉량이 많다고 친밀도가 높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통설이 이번 연구로 재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인터넷 시대의 접촉량이 많아 친구가 늘어나더라도 '현실 친구'의 가치는 변하지 않았으며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인터넷 친구는 정작 어려울 때 의지할 수 없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