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8월 열릴 예정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지카 바이러스가 미칠 위험성을 평가한다고 AP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진 섀힌 미국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WHO는 선수와 관람객 50만여명이 참석할 리우 올림픽에 지카 바이러스가 미칠 위험 요인을 평가하기 위해 과학자를 브라질에 파견했다"고 전했다.

챈 사무총장은 "국제사회 우려를 고려해 지카 바이러스 긴급 위원회에 리우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는 것의 위험성을 조사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긴급 위원회 전문가들은 이달 중 회의를 열어 지카 바이러스가 올림픽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지난달 섀힌 의원은 챈 사무총장에게 "리우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면 소두증 신생아가 급증할 수 있다"며 올림픽 연기 여부를 검토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세계 보건 전문가 200여명도 지난달 27일 WHO에 공개서한을 보내 "공중 보건을 위해 8월 개최 예정인 리우 올림픽을 미루거나 개최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WHO는 응답 성명에서 "올림픽의 연기 또는 장소 변경과 지카 바이러스 확산과는 큰 관계가 없다"며 전문가 요청을 거부했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발열, 발진, 관절 통증 등을 가볍게 앓고 넘어간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는 비정상적으로 작은 머리를 지닌 소두증 신생아 출생 등 심각한 출생 결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WHO는 임산부에게 리우 올림픽에 가지 않도록 권고하고, 다른 일반 여행객도 도시에서 붐비는 곳 등 취약한 지역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WHO는 전문가 회의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내가 임신 중인 미국 사이클선수 티제이 반 가데렌(27)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리우 올림픽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