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종 전염 확인…카리브해 마르티니크서는 사망자

남미에서 신경계 장애와 기형아 출생을 급증하게 한 지카 바이러스가 아프리카로 퍼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카보 베르데 제도에서 순환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미주 대륙에서 유행한 지카 바이러스와 같은 아시아종(Asian strain)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에 다녀온 여행객에 의해 지카 바이러스가 카보 베르데에 유입한 것으로 WHO는 추정했다.

지난 8일 기준 카보 베르데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의심 사례 7천557건이 보고됐다.

마샤 밴더퍼드 WHO 대변인은 이번 감염 사례에 대해 "브라질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유전자 물질이 같다"며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남미를 넘어 아프리카에서도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여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리카 국가가 지카 바이러스 위험 수준을 재평가하고 대비를 강화하는 데에 이번 감염 사례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남미에서 비정상적으로 작은 머리와 뇌를 지닌 소두증 신생아 출생이 급증한 게 산모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 때문이라고 지목한다.

지카 바이러스는 주로 이집트숲모기를 통해 전염되며 성관계를 통해서도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카리브해에 있는 프랑스령 마르티니크에서도 지카 바이러스와 연계된 첫 사망 사례가 나왔다.

신경계를 공격하는 길랭-바레증후군은 지카 바이러스와 밀접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알려졌다.

마르티니크 보건 당국에 따르면 84세인 사망자는 숨지기 전 뇌 신경질환인 길랭-바레증후군(GBS)로 10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사망이 지카 바이러스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제네바·포르드프랑스<마르티니크> AFP=연합뉴스)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