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과 대서양을 최단거리로 이어주는 파나마가 6월 말에 확장공사를 마치고 개통한다.

파나마 정부가 밝힌 개통 날짜는 6월 26일이다.

아시아에서 미국 동안까지 가는 화물선이 파마나 운하를 이용하면 칠레의 케이프혼을 거쳐 대서양으로 가는 항로보다 거리를 7천472㎞ 단축할 수 있다.

운항시간은 보름정도 줄어든다.

수에즈운하를 거치는 것과 비교해도 거리는 4천538㎞, 운항시간은 10일가량 단축된다.

매년 1만4천척가량의 선박이 파나마운하를 통해 160개국 1천700여개 항만을 오간다.

전 세계 물동량의 5% 가량이 파나마운하를 거친다.

컨테이너 화물의 경우 3.7%가 파나마운하를 통과해 운송된다.

출발지를 기준으로 이 운하를 많이 이용하는 국가는 미국, 중국, 일본, 칠레, 한국 등 순이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선박에 실린 화물은 2014년 기준 1천910만t으로 파나마 운하 통과 화물의 6.5%에 해당한다.

세계 5위의 컨테이너 항만이자 3위의 환적항인 부산항은 파나마운하의 이번 확장 개통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파나마 정부는 길이 304.8m, 폭 33.5m, 만재흘수 12.8m인 운하의 갑문을 길이 427m, 폭 55m, 만재흘수 18.3m로 확장했다.

이에 따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규모가 훨씬 커졌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종전에는 최대 20피트짜리 5천개를 싣는 배만 통과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1만4천개를 싣는 배도 지나다닐 수 있다.

운하 확장으로 종전보다 많은 화물을 싣는 선박이 더 자주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부산항만공사는 파나마운하 확장이 부산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파마나 운하 확장으로 선사들이 아시아~미주 항로에 대형선박을 투입하면 동북아시아 허브 항만인 부산항에서 환적하는 물동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G6 등 해운동맹들은 20피트 컨테이너 1만개를 싣는 대형선들을 6월부터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시아와 남미지역의 해상수송이 원활해지면 교역이 더욱 늘어나고 그에 따라 부산항의 물동량이 증가할 가능성도 크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파나마운하 확장에 따라 미국 서부지역에서 철도수송망을 확충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고 파나마 정부의 선박 통행료 인상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당장 부산항에 어떤 영향을 줄지 속단하긴 이르지만 중장기적으로 물동량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19일 말했다.

물동량이 얼마나 증가할지는 확장 파마나운하 개통 후에 선사들의 대응방향 등을 지켜본 후에야 가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파나마운하 확장이 부산항 물동량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해운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우호 해운해사연구본부장은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장기적으로 부산항의 물동량이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부산신항의 터미널 운영사 BNCT의 존 엘리어드 사장도 "파나마운하가 확장 개통하면 미국 동부연안쪽으로 운항하는 선박이 늘고 부산항 기항도 증가할 것이다.

파나마운하를 통하면 남미대륙 동부연안까지 갈 수 있다"며 "이는 지금보다 더 많은 배가 부산항을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