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일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한 자리에서 성명을 내고 같은 피폭지인 나가사키(長崎)도 '핵무기 없는 세계'를 상징하는 도시라고 거론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전했다.

나가사키에는 1945년 8월 9일 원자폭탄이 투하됐다.

같은 달 6일 히로시마에 이어 두번째였다.

그동안 히로시마시는 물론 나가사키시측도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에게 요청해 왔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또 성명에서 이번 방문에 비판적인 한국과 중국내 여론을 고려해 아시아 지역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호소할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에 도착한 뒤 평화공원내 평화기념자료관을 방문해 방명록에 서명하고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원폭 피해자 면담과 관련해 미국측은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기자들에게 "구체적 행사는 미국 측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이번 방문은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국제적 분위기를 고조시킬 역사적 기회"라며 "피해자들의 생각도 '참화를 두번 다시 반복하면 안된다'는 것으로 본다"고 말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의 원폭 투하에 대한 사과를 요구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은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을 매우 환영한다.

핵 군축을 향한 국제적 메시지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