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국 공동연구 결과 "이렇게 폭발적인 비만 증가세는 본적 없어"

중국 농촌 지역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비만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득 증가와 정크푸드를 비롯한 서구식 음식의 확산으로 30년 전까지만 해도 1% 미만이던 비만율이 남자 어린이의 경우 20% 가까이 치솟았다고 AFP 통신과 영국 BBC 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과 중국 공동 연구팀은 중국 산둥(山東)성 농촌 지역 학교에서 1985년부터 2014년까지 기록된 7∼18세 남녀 학생 2만8천명의 체중과 체질량지수(BMI)를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내놨다.

조사 결과 1985년에는 남녀 모두 비만율이 1%를 넘지 않았으나, 2014년에는 남학생 17%, 여학생 9%가 각각 비만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과체중으로 분류된 학생의 비율 역시 남자는 0.7%에서 16.4%로, 여자는 1.5%에서 14% 가까이로 크게 상승했다.

연구진은 개혁·개방 이후 농촌 지역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정크푸드를 포함한 서구식 식습관이 퍼진 것이 이런 현상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전통식 식단이 고지방·고칼로리에 섬유질이 적은 서구식 식단으로 바뀌어온 데다 갈수록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층 비만율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를 공동 수행한 산둥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장잉슈는 "중국은 지난 30년간 사회경제적·영양 측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계속 이어지고 다른 지역으로도 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다만 세계보건기구(WHO)의 비만·과체중 분류 기준보다 약간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다른 나라의 비만율과 일대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AFP는 설명했다.

유럽심장학회의 조엡 퍼크는 그러나 중국의 비만율 증가세 자체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이처럼 폭발적인 증가 추세는 본 적이 없다.

지금까지 목격한 가운데 최악의 수준으로 아주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학술지 '유럽예방심폐의학'(EJPC) 5월호에 발표됐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