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트럼프 완승 전망, 트럼프도 대선후보에 '성큼'…결선투표 가능성 여전
'벼랑끝' 샌더스 완주 여부 주목…'대선주자 힐러리 지지' 답변 회피


미국 대선 경선의 종반부로 향하는 길목인 동북부 5개주 경선이 26일(현지시간) 열렸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각각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는 이날 오후 8시께 투표가 마무리되는 이날 경선에서 완승하면 대선 주자로 성큼 다가설 전망이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당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인 대의원 과반(2천383명)의 9부 능선에 근접하면서 사실상 경선 레이스의 쐐기를 박게될 것이라는 게 미 언론의 예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해 메릴랜드, 코네티컷 등 3개주에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크게 앞서고 있으며 로드아일랜드와 델라웨어에서 오차범위 접전을 펼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예상대로 462명의 대의원이 걸린 5개 주 경선에서 승리하면 대의원을 현재 1천944명(슈퍼대의원 포함)에서 크게 늘리며 경선 승부는 사실상 종결되는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과의 레이스에 지쳐있으며 이제 초점을 공화당과 대선 본선으로 옮기고 싶어한다"며 "오늘 큰 승리를 거둔다면 드디어 그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5일 MSNBC 타운홀 미팅에서 "나는 미국을 반영하는 내각을 만들 것이다.

미국의 절반은 여성"이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각료 절반을 여성 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치혁명과 불평등 해소, 월가 타파를 강조하며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켜온 샌더스 의원은 이날 승부를 계기로 경선 레이스 완주 여부를 고심해야 할 처지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더 힐'은 "샌더스 의원은 왜 자신이 경선에 남아있는지 거듭 추궁당할 것"이라며 "(레이스에 남더라도) 클린턴 전 장관에게 타격을 줄 어떤 것도 하지 말라는 압력에도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샌더스 의원은 약속대로 경선을 완주하고 7월 전당대회까지 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면 조건없이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전당대회로 가는 민주적 절차와 당의 정강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공화당은 트럼프가 71명의 대의원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를 비록한 5개주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

트럼프는 이날 현재 대의원 '매직넘버'인 1천237명의 68%인 845명을 확보했으며 오는 6월7일 마지막 경선까지 남은 674명 가운데 58%를 차지하면 당 대선후보로 지명받을 수 있다.

'더 힐'은 "오늘 승부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숨통을 터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클린턴 전 장관이 '첫 여성 대통령 카드'를 꺼내는데 대해 "나도 여성 대통령 탄생을 보고싶다"면서도 "그러나 그녀는 아니다.

그녀는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트럼프가 완승을 거두더라도 공화당의 최종 대선후보 지명은 6월7일 마지막 경선까지 가봐야 한다는게 대체적 관측이다.

만약 트럼프가 경선 레이스에서 대의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7월 전당대회는 결선투표 격인 '경쟁 전당대회'(contested convention)로 성격이 바뀐 채 치러지게 돼 승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게된다.

공화당 2, 3위 주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트럼프의 대의원 과반 확보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 24일 '반(反) 트럼프 연대'를 구축해 일부 주에서 서로 표를 몰아주기로 했다.

그러나 두 후보 측이 불과 연대 하루만에 "유권자들에게 나를 뽑지말라고 한 적이 없다"며 딴 소리를 하는 등 삐걱거리고 있어 효과는 매우 불투명하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