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용의자들, 9·11 관련 유럽 극단주의자들과 연계"

프랑스 파리·벨기에 브뤼셀 테러 조직을 수사 중인 유럽 당국이 2001년 미국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와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정보 관리들은 15년 넘게 영국을 비롯한 유럽 내 극단주의자들이 연계망을 유지해 왔으며 이는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더 활성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브뤼셀 테러 수사 중에 스하르베이크 한 전차역에서 검거된 테러 용의자 압델라만 아메루드는 알카에다와 연관됐다.

아메루드는 앞서 2005년 프랑스에서 체포돼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반(反) 탈레반 전투 영웅 아흐마드 마수드 암살에서 역할을 맡았다는 혐의가 인정됐다.

2001년 9월 9일 벌어진 마수드 암살 작전은 오사마 빈 라덴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

알카에다가 9·11테러를 계획하면서 서방이 보복성 군사행동에 나설 때 아프간 내 우방인 마수드의 도움을 받지 못하도록 테러 직전에 암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수드에 대한 자폭 공격을 한 이들은 북아프리카계 벨기에인들이었으며 기자로 위장해 마수드가 있는 곳에 접근했다.

이때 출입 허가를 받는 데 쓰인 서류 발급에 도움을 준 곳은 이집트에서 영국으로 도피한 야시르 알시리가 운영한 이슬람 조직이다.

알시리는 1999년 이집트 궐석재판에서 테러조직 가담을 이유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조직은 현재 알카에다의 수괴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지도자로 있던 '이집트 이슬람 지하드'다.

타레크 마루피라는 인물도 유럽 내 극단주의자들과 알카에다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마루피는 마수드 암살 사건 용의자로 아메루드와 함께 법정에 섰고 징역 6년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그는 런던을 자주 찾아 급진주의 성향의 이슬람 성직자 아부 카타다의 추종자가 됐다.

카타다는 2008년 알시리와 런던에서 나란히 길을 걷고 있는 모습으로 사진이 찍혔고 2013년 영국에서 추방돼 요르단으로 건너갔다.

작년 1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테러 주범 셰리프 쿠아치와 유대인 식료품점 인질범 아메드 쿨리발리의 '멘토'였던 급진 이슬람주의자 드자멜 베갈 역시 카타다의 추종자였으며 유럽 내 알카에다 모집을 맡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갈은 2001년 파리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폭탄 공격을 계획했다.

이 자폭 공격을 실행하려다가 체포된 니자르 트라벨시는 영국을 방문해 역시 카타다의 영향을 받았다.

런던에서 트라벨시를 만난 프랑스인 다비드 쿠르타이예르는 브릭스턴에서는 자카리아스 무사위라는 인물과 아파트를 함께 썼다.

무사위는 9·11 테러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됐다.

최근 영국 버밍엄과 개트윅 공항에서 파리·브뤼셀 테러와 연관된 남성 4명과 여성 1명이 체포됐고 벨기에 공항 테러 주범인 모하메드 아브리니도 작년 여름 버밍엄을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돼 영국 내 지하디스트 활동과 파리·브뤼셀 테러 간 관련성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