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산유국 회의에 불참키로 했다. 이날 회의의 목표인 산유량 동결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란은 OPEC 주재 대표를 보내려고 했지만 이날 "카타르 회의는 산유량을 동결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이란 대표의 참석이 불필요한 계획에 이란이 굳이 갈 필요가 없다"면서 참석을 취소했다.

이란은 원유 수출을 가로막은 2012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이후 산유량이 일일 420만 배럴에서 절반으로 급감했다.

1월 제재 해제로 현재 일일 330만 배럴 안팎으로 되살아났고 내년 3월까지 400만 배럴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사우디의 '실세 왕자'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제2왕위계승자는 16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란이 산유량을 동결하지 않는 한 사우디도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사우디는 수요가 있다면 산유량을 6개월 만에 100만 배럴 더 늘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유가가 더 떨어지더라도 대(對)이란 제재가 풀리면서 국제원유 시장에 복귀한 '라이벌' 이란에 밀리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양국의 부정적인 분위기 속에 유일한 '희망'은 러시아의 역할이다.

러시아는 이란과 정치·외교적으로 밀접하고 최근엔 중동의 최대 현안인 시리아 사태를 놓고 긴밀한 공조 관계다. 러시아는 2월 사우디와 산유량을 동결하는데 손을 잡았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란과 사우디를 중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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