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첫 지진 이후 규모 2.5이상 여진 20차례 육박
"대형 지지 발생 후 지층구조 약화"…"비슷한 지진 日 어디서든 가능"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서 14일 밤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한 지 만 하루 만인 16일 새벽 더 큰 규모인 7.3의 강진이 발생한 원인은 이 지역의 복잡한 지하 지각판의 특징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14일 밤 9시26분께 첫 지진이 일어난 이후로 정확한 위치가 파악된 규모 2.5 이상 지진은 16일 오전 1시25분 7.3 강진까지 19차례에 달한다.

규모 7.3 강진 이후에도 6.0에 육박하는 강진이 두 차례 더 일어났다.

거주민들이 직접 진동을 느낄 정도의 크고 작은 여진은 그보다 훨씬 많이 일어났다.

15일 저녁까지 발생한 여진만 140건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새벽 강진을 14일 지진의 여진 범위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면서도 이번 지진의 규모가 더 컸던 점을 고려해 14일 지진을 '전진(前震)'으로, 이날 지진을 본(本) 지진으로 보고 있다.

USGS 역시 "16일 새벽의 지진은 14일의 잇단 전진 이후 하루 만에 발생한 것"이라면서 이번 지진을 본진으로 설명했다.

첫 지진과 이후 지진들은 얕은 지층에서 단층이 수직이 아닌 평행 방향으로 힘을 받는 주향(走向)이동단층 지진이다.

USGS는 좌측방부 단층이 북서쪽으로, 우측방부 단층은 북동쪽으로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진은 유라시아 판 아래로 파고들어 가는 필리핀해 판이 시작되는 류큐 해구에서 일어났으며 깊이와 단층 구조를 보면 유라시아판 상단에서 생긴 지각변동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USGS는 추정했다.

잦은 여진은 첫 지진 진앙 근처의 후타가와(布田川) 단층(길이 64㎞)과 히나구(日奈久) 단층(길이 81㎞)이 부딪히면서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정부 지진 태스크포스(TF)는 15일 긴급회의에서 81㎞짜리 단층이 활성화하면서 미끄러진 것이 첫 지진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이 TF는 앞서 2013년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 단층이 활성화하면 6.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단층 부근의 지하 구조가 복잡해 추가 여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추가 지진 발생에 대한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이시바시 카쓰히코 고베대학 교수는 교도통신에 "활성화한 단층이 아직도 모두 밝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슷한 지진이 일본 어디에서 발생하더라도 놀랍지 않다"며 "14일 지진보다 더 강한 지진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더글러스 기븐 USGS 연구원은 라이브사이언스에 "격렬한 움직임으로 큰 규모의 여진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또한 대형 지진 이후에는 보통 지층 구조가 약화한다.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본 기상청은 14일 지진 발생 직후 1주일간 여진이 이어지며 강진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구마모토현 등 지진 피해 지역 주민들에 대해 무너진 건물이나 담장, 위험한 장소에 가까이 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런 충돌이 드물게 얕은 지층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추가 피해가 나올 우려를 키우고 있다.

USGS는 필리핀 판과 관련해 최근 100년간 규슈 지방의 50㎞ 미만 깊이에서 발생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13차례뿐이었으며 깊이 10㎞의 16일 강진이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뿐 아니라 이곳을 비롯해 태평양 주변국을 에워싸는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지진이 잇따라 초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서는 14일 밤 구마모토 강진이 일어나기 전후에도 바누아투공화국, 필리핀 등지에서 규모 6.0 안팎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과학자들은 올해 들어 태평양 지역에 예년보다 지진 횟수가 잦아진 점을 들어 초대형 강진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