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테러범들과 동행한 남성…"종교에 별 관심없는 인물"

작년 프랑스 파리, 올해 벨기에 브뤼셀 테러에 가담한 혐의가 확인된 핵심 용의자는 종교에 별로 관심이 없는 절도, 마약 범죄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AFP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벨기에 검찰 조사에서 지난달 브뤼셀 공항 테러 때 자폭 테러범과 동행한 인물로 확인된 이 용의자는 모로코 출신 벨기에인 모하메드 아브리니(31)다.

벨기에 수사당국은 테러범들 옆에서 모자를 쓰고 수하물 카트를 옮기는 용의자의 신원을 3주째 추적한 끝에 이날 아브리니에게서 자신이 그 인물이라는 진술을 끌어냈다.

아브리니의 지문과 유전자는 파리 테러범들의 은신처와 그들이 사용한 자동차에서 발견됐다.

벨기에 수사당국은 그가 파리 테러 때 직접 술집, 식당, 공연장에 돌격소총을 난사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사망)와 같은 조직에서 활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벨기에 검찰은 아브리니에게 작년 11월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 때 테러 집단의 활동, 살인에 가담한 혐의를 일단 적용했다.

아브리니는 파리 테러에 가담한 혐의로 미리 체포된 살라 압데슬람과 함께 벨기에 브뤼셀의 몰렌베이크 지역에서 성장했다.

이 지역은 빈곤한 이주민 청년들이 많은 사회 불만을 품고 극단주의로 빠져드는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빵집에서 일하던 아브리니는 직업 기술로 배우던 용접을 포기하고 18세부터 극단주의를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브리니는 절도, 마약소지로 여러 차례 처벌을 받은 범죄전과가 확인됐고 그의 형제도 그가 수감생활을 했다고 시인했다.

그와 체포된 알리 울카디는 "아브리니가 돈을 매우 좋아하고 한때 도둑질로 20만 유로(약 2억6천만 원)나 벌어 돈이 많다는 평이 자자했다"고 말했다.

벨기에 수사당국은 아브리니를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추적해왔으나 울카디는 "아브리니가 종교와 같은 얘기는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브리니는 작년에 시리아에 잠시 다녀온 전력이 있는데 그의 동생인 술레이만은 현지에서 사망했다.

그의 가족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작년 11월 파리 테러가 벌어진 날 아브리니는 몰렌베이크에 머물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브리니의 어머니는 "아들이 시리아에 간다는 얘기, IS(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 같은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사람들이 아들이 위험하다고 하고 무장했다고 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벨기에 수사당국은 아브리니가 파리와 브뤼셀을 오가며 최소한 IS 테러범들에게 물자를 지원하는 역할은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