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GE는 탐욕스런 기업"…이멜트 "일자리 창출 자랑스럽다"
미국의 대표적 제조업체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오른쪽)이 민주당의 대통령 선거 경선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왼쪽)을 겨냥해 “GE는 탐욕스러운 기업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멜트 회장은 지난 6일 워싱턴포스트(WP)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샌더스 의원은 GE가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비판했지만, GE는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 등에 한 해 수십억달러의 세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멜트 회장은 “GE는 124년 동안 사회주의자들에게 인기가 없었다”며 “선거를 위해 공허한 약속을 하거나 싸구려 공격을 하는 것은 쉽지만 미국 내 12만5000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경영활동을 하는 것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진짜 물건을 만들어서 부를 창출하고 있고, 그 점을 특히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했다.

앞서 샌더스 의원은 뉴욕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금과 일자리를 빼돌리는 탐욕스러운 기업의 사례로 GE를 거론했다. 그는 “그런 대기업들이 미국의 도덕 근간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샌더스 의원과 이멜트 회장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이례적인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승부처로 꼽히는 뉴욕(19일)과 코네티컷(26일) 경선을 앞두고 있다. 확보한 대의원 수에서 선두를 달리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주요 후원자인 이멜트 회장을 걸고넘어지는 꼴이다.

GE는 본사를 코네티컷주 페어필드에 두고 있어 지역 내 영향력이 크다. 뉴욕 등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샌더스 의원이 지지층 결집 차원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세력인 GE를 탐욕스러운 기업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는 게 미 언론들의 해석이다.

미 언론들은 이멜트 회장이 신문 기고를 통해 공개적으로 대선 주자를 반박하고 나선 것도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NYT는 이멜트 회장의 반박 논리가 클린턴 전 장관이 샌더스 의원을 공격할 때 쓰는 논리와 요점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