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3% 미만에 그치며 ‘잃어버린 10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외교협회(CFR) 주최로 열린 워크숍에 참가한 경제학 교수와 금융전문가, 지정학 전략가 등 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1%만이 중국이 앞으로 연 4~6%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택했다고 6일 전했다.

반면 중국이 1~3%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본 전문가 비율은 61%에 달했으며, 나머지 8%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혹은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했다. 중국 정부가 공언한 6.5% 이상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WSJ는 이번 조사가 과학적인 분석은 아니지만 미국 전문가 집단에서 중국 경제를 낙관하는 이른바 ‘황소’들이 급격히 퇴조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지속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린이푸(林毅夫) 세계은행 부총재는 2014년 중국이 개혁 조치를 적절히 구사한다면 앞으로 20년간 8%대 성장률을 지속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중국의 성장률이 한 자릿수 초중반대로 후퇴할 것이라고 본 ‘곰’들은 상대적으로 소수였고, 중국 경제의 붕괴를 경고한 전문가들은 드물었지만 최근 이런 구도가 정반대로 돌아섰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