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프랑스 이어 네덜란드·이탈리아 등에서 검거작전

벨기에 등 유럽 각국 수사당국이 브뤼셀과 파리 테러에 연루된 용의자들을 속속 검거하고 기소하는 등 유럽 내 '이슬람국가'(IS) 테러조직 색출을 위한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P와 AFP통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검찰은 이날 프랑스에서 추가 테러 모의에 가담한 혐의로 압데라만 아메루드(38)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아메루드는 브뤼셀 테러 용의자들이 은신해 있던 스하르베이크 지역의 한 전차역에서 지난 25일 검거됐다.

아메루드는 2001년 9월 아프가니스탄의 반(反) 탈레반 전투 영웅 아흐마드 마수드 암살을 포함한 일련의 알카에다 관련 작전에 참여한 혐의로 앞서 2005년 프랑스 법원에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한 적이 있는 인물이라고 WSJ은 전했다.

검찰은 아메루드의 집도 수색했으나 무기나 폭발물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벨기에 검찰은 26일에도 파이살 셰푸와, 라바흐 N 등 용의자들을 테러 단체 가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 가운데 파이살 셰푸는 지난 22일 브뤼셀 국제공항 테러 당시 공항 폐쇄회로(CC) TV에 찍힌 3인의 용의자 중 1명으로 의심받고 있다.

다른 2명은 공항에서 자폭했다.

네덜란드 대(對)테러 경찰도 27일 로테르담에서 검거 작전을 벌여 프랑스에서 추가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32세 남성 등 모두 4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

네덜란드 검찰은 성명에서 "프랑스 당국이 테러 수사 과정에서 신원이 밝혀진 프랑스 국적자들의 신원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해 검거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로테르담에서 체포된 4명 가운데 40대 2명은 알제리계라고 검찰은 덧붙였다.

이탈리아 경찰은 앞서 전날 브뤼셀과 파리 테러범들의 신분증을 위조한 혐의로 벨기에 경찰에 수배된 알제리인 자말 에딘 우알리(40)를 남부 살레르노 인근에서 체포했다.

우알리는 브뤼셀 공항 자폭 테러범 나짐 라크라위를 포함해 이번 테러와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연루자들의 유럽 잠입을 돕기 위해 신분을 위조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우알리의 위조 서류 작업장에서 브뤼셀 공항 자살 폭탄 테러 용의자 나짐 라크라위와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범 3명 등 수백 장의 디지털 사진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경찰도 24일 파리 북서부 아르장퇴유에서 검거한 IS 조직원 레다 크리케를 검거하고 그의 아파트에서 소총과 권총, 다량의 폭발물 등을 발견했다.

크리케는 파리 총책으로 지목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와 함께 작년 7월 벨기에 당국에 수배돼 궐석 재판을 받았다.

WSJ은 브뤼셀·파리 테러 관련자에 대한 벨기에와 프랑스 당국의 검거 작전으로 최소 18명의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벨기에 검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가운데 4명이 테러 관련 혐의로 기소됐으며 4명은 당국이 기소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고 나머지는 석방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서울·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권수현 기자 rhew@yna.co.kr,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