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 유세장에서 트럼프 선거운동본부 직원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여기자가 사측이 자신보다 트럼프 편을 들었다며 사표를 던졌다.

보수 온라인매체인 '브레이트바트'의 미셸 필즈 기자는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회사가 내 편을 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나보다 트럼프를 보호하고 있다"며 사직 이유를 설명했다.

필즈 기자는 지난 8일 플로리다 주 주피터에서 연설을 마치고 나가는 트럼프에게 질문했을 때 트럼프의 대답을 듣기 전에 누군가가 자신의 팔을 강하게 잡아끌어 강제로 주저앉혔다고 주장했다.

당시 WP를 비롯한 다른 언론사들은 필즈 기자의 팔을 낚아챈 사람이 선거운동본부 직원인 코리 리완도스키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와 리완도스키는 이를 강하게 부인했으며, 선거운동 기간 내내 트럼프를 지지한 브레이트바트의 조엘 폴락 수석 에디터는 필즈 기자의 주장과 WP의 벤 테리스 기자가 쓴 보도를 부인하는 글을 게재했다.

폴락 수석에디터는 이 글에서 WP의 테리스 기자는 경호원을 르완도스키로 잘못 알았거나 필즈 기자 팔에 난 손가락 모양의 멍은 르완도스키 때문이 아니라 기자들끼리 부딪치면서 생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에 따르면 폴락은 직원들에게 필즈 기자를 공개적으로 방어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처럼 사측이 트럼프를 감싸자 필즈 기자에 앞서 이 매체의 대변인 커트 바델라가 지난 11일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바델라는 당시 CNN 방송에 출연해 현장에서 목격한 WP 기자의 보도와 필즈 기자의 멍, 관련 사진과 영상 등 모든 증거가 르완도스키의 소행임을 보여주지만 사측이 자사 기자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브레이트바트의 벤 샤피로 에디터 역시 전날 버즈피드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사측의 대응을 비판하고 사직하겠다고 밝혔다.

샤피로 에디터는 브레이트바트를 설립한 앤드루 브레이트바트가 지난 2012년 숨진 이후 회장을 맡은 스티븐 배넌이 회사를 "트럼프의 개인적 프라우다(구소련 공산당 기관지)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지난 10일 기자들에게 "아마도 그(필즈 기자)가 이야기를 꾸며냈을 것"이라고 부인했으며, 르완도스키는 트위터를 통해 "당신(필즈 기자)은 완전히 망상적이다.

난 당신을 건드린 적이 없다.

사실은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필즈 기자는 플로리다 주 주피터 경찰에 이 사건을 조사해 달라고 정식으로 신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