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교육청(SFUSD)이 중·고교 과정에 위안부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는 작업을 8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샌드라 리 퓨어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은 14일(현지시간) 시청에서 에릭 마 시의원, 한국인 위안부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 김현정 가주한미포럼 사무국장 등과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밝혔다.

퓨어 위원은 작년 10월 시 교육위원회가 의결한 '인신매매와 어린이들의 상업적 성착취에 반대하는 조치를 지지하는 결의안'에 따라 교육청이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결의안에는 "청소년 커뮤니티를 성 착취와 인신매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하의 '위안부'들의 역사를 교육과정에 넣어 역사적 및 현대적 맥락에서 성 인신매매의 해로운 영향을 커뮤니티에 교육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퓨어 위원은 위안부 관련 내용이 중·고등학교 보건 교과와 인문학 교과에 포함될 예정이며 양쪽 교과 과정을 개정하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 보건 교과에는 성매매의 위협에 대처하는 요령과 함께 과거 인신매매와 성 착취의 사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들의 사례가 소개된다.

또 인문학 교과의 세계사 부분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 배경에서 인간과 여성의 존엄이 짓밟힌 사례로 위안부 문제가 다뤄질 예정이다.

퓨어 위원은 이 내용을 가르칠 교사들을 돕기 위한 교육 자료를 확보하는 작업이 교과과정 개정 작업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샌프란시스코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주 전체의 교육과정에도 위안부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는 교과과정 개정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공공 의견 청취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퓨어 위원과 동석한 이용수 할머니는 "(샌프란시스코) 교육청이 위안부 문제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기로 한 것이 너무나도 반갑습니다"라며 퓨어 교육위원의 손을 꼭 잡고 꼭 껴안았다.

이 할머니는 "샌프란시스코처럼 국제적인 도시가 학생들에게 이를 가르치기 시작하면 세계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성노예'라는 표현도 맞지만, '위안부'라는 용어는 일본이 당시에 스스로 쓰던 용어였기 때문에 이것 역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며 "'위안부'라는 용어를 교과서에서 뺀다면 증거를 없애려는 일본의 움직임을 따라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에릭 마 시의원은 샌프란시스코 시가 세울 위안부 기림비의 건립 장소로 도심 차이나타운에 있는 세인트 메리 광장과 포츠머스 광장 등을 포함해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작년 9월 마 의원이 발의한 '샌프란시스코 시 겸 카운티가 "위안부들"을 위한 기념물을 설치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시의원 11명의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추진하는 첫 대도시가 된다.

마 시의원은 샌프란시스코 기림비 설립을 위한 위안부 정의 연대(CWJC)가 기림비 건립을 위한 기금 모금을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 호응이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기금 모금 운동에는 에드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의 부인인 애니타 리도 참여하고 있다.

마 시의원은 또 샌프란시스코 미술위원회가 기림비를 제작할 예술가와 디자인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소위원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