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트럼프-힐러리 압도…오하이오 케이식, 일리노이 샌더스 경합우세
루비오-케이식 사활기로·샌더스 이변 가능성·트럼프 유세장 폭력 변수 주목


미국 대선 경선 2차 승부처인 '미니 슈퍼 화요일'은 민주, 공화 양당의 경선 향배를 결정짓는 분수령으로 통한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양당의 경선판이 사실상 조기에 정리될 수도 있고, 반대로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

'미니 슈퍼화요일'을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현재 양당 모두 누구의 일방적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양당의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전반적으로 우세를 보이면서도 일부 주요 승부처에서는 2위권 주자들과 초접전 양상을 벌이고 있는 탓이다.

공화당의 경우 첫 승자독식제가 적용되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민주당은 쇠락한 제조업지역, 일명 '러스트 벨트'(Rust Belt)인 일리노이와 오하이오의 표심이 각각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두 지역 승리냐,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의 '텃밭' 사수냐, 또 샌더스 의원이 미시간에 이어 일리노이 등지에서도 다시 한번 이변을 연출하느냐가 이번 미니 슈퍼 화요일의 최대 관전포인트다.

여기에다 막판 변수로 급부상한 트럼프 유세장의 잇단 폭력 사태가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막판 판세…힐러리-트럼프 전반적 우세 속 오하이오-일리노이 초접전
미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티틱스 집계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는 각각 5곳, 6곳에서 치러지는 이번 경선에서 전체적으로 우위를 달리고 있다.

먼저 민주당을 보면 평균 지지율 기준으로 클린턴 전 장관이 플로리다(62.0%대 31.1%), 일리노이(53.0%대 39.3%), 오하이오(56.2%대 43.0%), 노스캐롤라이나(54.2%대 33.6%), 미주리(47%대 40%) 5곳에서 모두 샌더스 의원을 앞섰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CBS뉴스-유고브 조사(3월9∼11일·756명)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은 일리노이에서 46%에 그쳐 48%를 기록한 샌더스 의원에게 처음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오하이오의 경우 직전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 조사(3월4∼10일·453명) 때는 두 주자의 지지율 격차가 20%포인트(58%대 38%)였으나 이번 CBS뉴스-유고브 조사(777명)에서는 9%포인트(52%대 43%)로 크게 좁혀졌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가 플로리다(41.4%대 루비오 23.3%), 노스캐롤라이나(35.6%대 크루즈 23.8%), 일리노이(34.3%대 크루즈 25.3%), 미주리(36%대 크루즈 29%) 등 4곳에서 1위를 달렸다.

반면 오하이오에서는 케이식 주지사가 평균 35.3%의 지지율을 기록해 33.3%를 얻은 트럼프에 2%포인트 앞섰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최신 CBS뉴스-유고브 조사(828)에서는 33%로 동률을 기록했으나 직전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 조사(564명)에서는 케이식 주지사가 6%포인트(39%대 33%) 차로 트럼프를 제쳤다.

◇주요 관전 포인트는…트럼프 유세장 폭력 사태 영향 주목
이번 미니 슈퍼 화요일의 최대 관심사는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가 대세론을 완전히 굳혀 승부를 조기에 끝내느냐 아니면 2위권 주자들이 선전해 경선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느냐 하는 것이다.

특히 대의원 격차가 워낙 커 승부 자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보다는 유동성이 한층 커진 공화당의 결과가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가 핵심 승부처이자 승자독식제가 처음 적용되는 플로리다(대의원 99명)와 오하이오(66명) 두 곳 모두 승리하느냐 아니면 이 지역 출신인 루비오 의원과 케이식 주지사가 트럼프를 꺾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트럼프가 두 곳 모두 승리하면 대의원 격차를 더욱 벌리면서 사실상 승기를 굳힐 수 있으나 한 곳이라도 지면 장기전을 각오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공화당 지도부가 사실상 후보를 결정하는 7월 '중재 전당대회'(brokered convention)까지 대비해야 한다.

여론조사 흐름대로 만약 트럼프가 플로리다에서 이기고 오하이오에 진다면 루비오 의원의 경선 하차 가능성과 함께 경선판은 '트럼프-크루즈-케이식' 3자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트럼프가 두 곳 모두 승리한다면 트럼프-크루즈 양자 구도 속에 주류 진영이 크루즈 의원 중심으로 뭉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민주당에서는 샌더스 의원이 지난주 미시간에서처럼 같은 러스트 벨트에 속해 있는 일리노이(182명)와 오하이오(159명)에서도 이변을 연출할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무역협정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메시지로 미시간에서 대역전극을 이뤄낸 샌더스 의원이 이번에도 승리할 경우 경선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더욱이 이 두 지역의 선거 결과는 위스콘신(4월5일)을 비롯한 남은 중서부 지역 경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결과에 따라 민주당 경선은 자칫 이달을 넘겨 4월과 5월 이후까지도 계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론 클린턴 전 장관이 이 두 곳에서 샌더스 돌풍을 막아낸다면 대세론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경선판을 사실상 조기에 정리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미니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불거진 트럼프 유세장의 잇따른 폭력사태가 히스패닉계가 많은 플로리다 등지의 막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히스패닉계와 무슬림을 비롯해 소수계층을 비하하고 반(反)이민 성향을 노골화하는 트럼프에 항의하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는데다 민주당은 물론 당내 경선 경쟁자들까지 일제히 트럼프를 성토하고 나서 막판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