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차기 대통령에 '아웅산수지 비서' 내정
미얀마 정치지도자 아웅산수지가 자신을 대신해 차기 정부를 이끌 대통령 후보로 틴쩌(70·사진)를 지명했다. 아웅산수지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10일 미얀마 의사당에서 열린 하원회의에서 틴쩌를 대통령 후보로 추천했다. NLD는 상원에서 소수민족인 친족 출신의 헨리밴티유를 후보로 추천했다.

미얀마 대통령은 상원과 하원, 군부가 1명씩 총 3명의 후보를 추천한 뒤 상·하원 의원 664명의 투표로 선출된다. 차순위 득표자 2명은 부통령을 맡는다.

NLD는 지난해 총선에서 상·하원 총 390석으로 과반을 차지했기 때문에 사실상 NLD 쪽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될 전망이다. 이 중 아웅산수지 최측근인 틴쩌가 유력한 상황이다. 헨리밴티유 후보는 소수민족을 배려한 카드로 분석된다.

헌법에 따라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전체 의석의 25%를 보장받는 군부는 현 부통령인 사이마욱캄을 추천했다. 투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아웅산수지보다 한 살 적은 1946년생인 틴쩌는 전면에 나서지 않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인물이다. 미얀마 국민에게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2010년 아웅산수지의 가택연금이 풀렸을 때 운전기사 겸 비서를 맡은 최측근이다. ‘아웅산수지의 오른팔’혹은 ‘아웅산수지의 운전기사’로 불린다. 양곤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아웅산수지가 수학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도 경제학으로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아웅산수지 어머니의 이름을 딴 자선단체인 킨지재단에서 고위 간부를 맡고 있다.

다음달 1일 출범하는 미얀마 신정부는 아웅산수지가 배후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아웅산수지는 미얀마 민주화의 영웅으로 추앙받지만 외국인과 친인척 관계인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헌법의 제약을 받고 있다. 아웅산수지는 1999년 암으로 숨진 영국인 남편 사이에 영국 국적의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