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측 "왕세손 온다고 예약 방 빼라고 말 못해"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오는 6월 영국을 대표하는 공식행사에 참석하고자 프랑스의 한 5성급 호텔을 예약하려 했으나 예약이 다 찼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아미앵에 있는 마로트 호텔은 영국 윌리엄 왕세손의 객실 예약 요청을 거절했다면서 "다른 고객의 선약을 취소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말했다.

이 호텔은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비록 영국을 대표해 공식 행사에 참석하러 방문하지만, 예약이 다 차 있어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왕세손 부부는 아미앵 인근에 있는 1차 세계대전의 격전지 솜 전투 100주년을 기리는 행사에 영국을 대표해 참석할 예정이다.

프랑스 신문 '쿠리에 피가르'에 따르면 왕세손 부부는 솜 전투 기념식에 참석차 6월 30일∼7월 1일 이틀간 행사장과 가까운 5성급 호텔에 묵을 스위트룸 4개를 예약하려 했다.

이 호텔의 매니저는 지난 1월 프랑스 외무부를 통해 연락을 받았으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쿠리에 피가르에 밝혔다.

그는 "미리 몇 달전 예약해뒀거나 돈을 이미 지불한 손님들에게 '왕실 가족이 오기 때문에 취소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면서 "그것은 윤리에 어긋나 생각할 수조차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 매니저의 아내는 "영국 왕실을 싫어하는 게 아니고, 다른 손님들을 실망시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에 말했다.

이 호텔에는 12개의 객실이 있으며, 하루 숙박비가 최고 350 파운드(약 60만2천원)에 이른다.

여행 업계에 따르면 솜 전투 행사가 열리는 이 기간에 각국의 정치인을 비롯해 전사자의 후손 등이 몰려와 1년전부터 예약이 차기 시작해 아미엥에서 방을 구할 수 없는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