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안보리 초강력 대북제재] "가장 가혹한 처방 vs 세컨더리 보이콧 없어 아쉽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UN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에 대해 “북한에 고통을 주겠지만 핵 포기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외신들이 전례 없는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후한’ 점수를 매긴 것과 대조적인 반응이다.

AP통신은 25일(현지시간) “안보리 결의안으로 북한이 한층 심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고, 로이터통신과 미국 CNN도 “현 제재 수준보다 훨씬 강한 조치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일본 교도통신은 제재안 초안이 미국과 중국의 합의로 마련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의 관영언론인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망은 ‘가장 가혹한 처방’이라고 평가한 뒤 “북한 핵문제의 교착상태를 돌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이날 “중국이 북한의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수준의 제재에 동의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미·중 간 합의 자체가 한계를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뉴욕 맨해튼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기자와 만나 북한과 거래한 제3국의 기업과 단체까지 제재할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이 제외된 점을 예로 들었다.

스콧 슈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도 “미·중 관계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력을 감안해 미국도 세컨더리 보이콧을 부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랠프 코사 CSIS 태평양포럼 소장도 “중국은 (미국과의 직접 대치를 피할 수 있는) 완충지대로서 북한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며 “중국은 북한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북한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북한의 체제변화가 발생할 정도로 강력한 제재에 나서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제재 이후에도 북한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대치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슈나이더 교수는 “제재가 얼마나 북한 경제에 치명적이냐에 달려 있겠지만 단기간 내에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